고려아연 '제련·신사업' 시너지
핵심광물 공급망 기업 도약 속도 낸다
게르마늄 공장 신설…방산 핵심 소재 국내 생산
안티모니·미국 제련소 검토로 탈중국 공급망 가속
자원순환·페달포인트 앞세워 신사업 성장 본격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온산제련소 내 안티모니 공장을 방문해 생산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9/232633_240620_2054.jpg)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이 제련 기술과 자원순환 사업 등을 앞세워 탈(脫) 중국 핵심 광물 공급망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안티모니와 게르마늄 등 제련 기술을 통해 생산한 핵심 광물을 미국에 공급하는 데 이어 향후 자원순환 사업을 통해 구리와 니켈 등 주요 비철금속을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제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울산에 1400억원 규모의 게르마늄 공장을 신설할 방침이다. 오는 2027년 시운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국내 유일의 게르마늄 생산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 목표다. 게르마늄은 야간 투시경과 열화상 카메라, 적외선 감지기 등 방위 산업에 쓰이는 핵심 소재로 여겨진다.
이는 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달 미국에서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고려아연은 여기에 더해 탈중국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부터는 또 다른 전략광물인 안티모니를 20만톤(t) 규모로 대미 수출을 시작해 주목받은 바 있다. 안티모니는 연내 100t 이상, 내년에는 연간 240t 이상 수출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구축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뒤 본격적으로 추진해 온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중 자원순환 사업을 통해 탈중국 공급망의 허브로 더욱 부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9/232633_240621_2114.jpg)
고려아연은 오는 2033년 매출 중 신사업 부문의 비중을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신사업 매출 비중은 지난 2023년 4.5% 정도였다. 특히 오는 2032~2033년에는 폐배터리, 태양광 패널 리사이클링 등 자원순환 사업을 확대하고 이차전지 소재 생산 능력과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증대시켜 영업이익률을 12%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는 이른바 도시광산 사업을 위해 설립된 기업으로 고려아연 자원순환 밸류체인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미국 내 전자폐기물을 통해 다양한 고부가 금속 회수가 가능한 만큼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현지 공급망 안정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인쇄회로기판(PCB) 스크랩과 IT 자산처분(ITAD) 사업을 통해 금·은·구리 등 고부가 금속을 회수하고 이를 제련·판매하는 구조다. 최근에는 태양광 폐패널, 폐배터리, 블랙 매스(Black Mass) 등으로 원료군을 확대해 귀금속·비철금속 회수 전반에서 안정적인 수급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페달포인트는 미국에서 발생한 이차원료(전자폐기물, 태양광 폐패널) 수거·전처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페달포인트에서 수거된 전자폐기물과 태양광 폐패널이 물리적 전처리를 거친 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최종 제품으로 생산되는 구조다. 금·은·구리 등 고부가 금속 회수뿐만 아니라 원료군을 확대해 귀금속·비철금속 회수 전반에서 안정적인 수급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페달포인트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5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설립 이후 상반기 기준 첫 흑자를 달성해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