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중동 휴전에 3% 급등
3년 9개월만 3100선 돌파
외인·기관 동반 순매수
블룸버그 "코스피 올 최고 상승률" 주목
"내년 상반기 3600선 돌파 가능"

코스피 지수가 24일 중동 정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덕에 상승 랠리를 이어가며 3100선을 돌파한 뒤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31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21년 9월 27일(3133.64)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거센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닥도 11개월 만에 800선을 뚫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89.17포인트(2.96%) 오른 3103.64로 장을 마쳤다. 전장 대비 46.67포인트(1.55%) 오른 3061.14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빠르게 키웠다.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한 지난 20일(3,021.84) 이후 단 2거래일 만에 82포인트 가까이 급등해 3100선마저 뚫고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35억원, 2587억원 순매수하며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6396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지수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단 2거래일만 제외하고 상승 랠리를 펼쳤다. 이달 들어 주가는 15% 올랐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해소, 정책 기대감 등이 작용했다. 여기에 이란과 이스라엘의 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심이 살아났다. 간밤 이란이 카타르의 미군 기지를 향해 보복공격을 감행했지만, 형식적 반격에 그치면서 중동 분쟁이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악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갈무리]](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6/228646_235274_327.jpg)
이날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이재명 랠리'에 힘입어 한국의 코스피가 세계 주요 증시 중 올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한국의 정치적 안정이 회복됐고,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이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해 주식시장 수익률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특히 이 매체는 "개미는 물론 외인 투자자들도 한국 증시에 몰리고 있고, 최근 몇 주 동안 한국 증시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날도 순매수세를 보였다"며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이재명 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코스피 시총 10위권 종목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2.61%)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이 모두 올랐다. 특히 SK하이닉스가 한때 28만3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전일 대비 7.32%(1만9000원) 오른 2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4.31% 상승해 '6만전자'를 회복했다.
그 외에 HD현대중공업 6.92%, KB금융 4.37%, 현대차 2.23%, LG에너지솔루션 2.21%, 삼성바이오로직스 1.21%, 두산에너빌리티 0.44%, NAVER 0.17% 등도 강세였다. 카카오는 4.14% 오른 7만400원에 마감, 지난 2023년 2월 9일(7만900원) 이후 처음으로 7만원대를 회복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6.14포인트(2.06%) 오른 800.9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종가가 800선을 웃돈 것은 지난해 8월 1일(813.53)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41억원, 641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2081억원 순매도했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 지수가 내년 상반기 36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 이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정부 정책이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며 "주요 이벤트를 소화한 뒤 내년 상반기 3600포인트까지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지수 상승 근거로 ▲달러 약세 기조 ▲정책 관련 기대감 ▲국내 기업 수출 증가 기대감 ▲과거 일본 모형 등을 제시했다. 올 하반기에는 7월 트럼프 상호관세 유예 종료, 9월 말 예산안 협상 등 주요 이벤트가 리스크 요인이지만 단기 조정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가 예정된 상황에서 미국의 장단기 스프레드는 정체돼 있는데 한국의 장단기 스프레드만 확대돼 있다.
김 이사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주요 정책과 법 개정이 대기 중"이라며 "상법 개정, 벤처투자 및 가상자산 촉진, 추경과 예산안, 세제개편 등이 큰 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정책기조가 유지되면서 영구 배당성향이 35% 수준, 실질 성장률이 1.5%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이 지속되려면 삼성전자 주가 상승 여부가 관건이란 지적이다. 김 이사는 "코스피가 3000포인트 이상에서 안착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출 증대, 관세완화, 기업이익 증대, 첨단 산업 기술력 확대 등이 필요하다"며 "결국 삼성전자의 상승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이의 밸류에이션 갭 고착화 관련 의심이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첨단 제품 관련 기술 확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