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5% 급등 3020선 마감
미국-이란 협상 가능성에 상승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증시 훈풍
"투심 개선 랠리, 숨 고르기도 염두해야"

코스피 지수가 20일 5일 연속 상승에 힘입어 3년 6개월 만에 3000선 위로 올라선 가운데 장을 마쳤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44.1포인트(1.48%) 뛴 3021.8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8.78포인트(0.29%) 오른 2,986.52로 출발해 보합권 내 등락하다 상승 전환한 뒤 오름폭을 키워 오전 10시 45분께 3000.46을 기록하며 300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유가증권시장에서 5619억원, 380억원을 순매수했다. 장 초반에는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장중 순매수 전환했다. 개인은 홀로 6021억원을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수가 장중 3000선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22년 1월 3일(3010.77) 이후 처음이다. 마감가로는 지난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3년 6개월 만에 3000선에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KB금융만 0.19% 하락했고, 나머지 9개 종목은 모두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9.02포인트(1.15%) 오른 791.5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19억원, 302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67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악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갈무리]](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6/228459_235050_5848.jpg)
최근 코스피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2주 안에 이란 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이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란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특히 최근 강세장의 동력 중 하나가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과 자본시장 개혁 의지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8일 만에 한국거래소를 찾아 우량주 중간배당을 통한 내수 진작과 배당 촉진을 위한 세제 개편 준비 등을 밝혔다. 김대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둔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책 드라이브에 시장이 강세장으로 화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여지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상법개정안 통과 속도 및 내용, 추가 대기 법안 현실화 여부에 따라 코스피 3100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코스피 상승 배경으로는 외인 수급 개선과 정책 수혜를 꼽았다. 이 센터장은 “상반기 증시는 연기금 중심의 기관 수급이 주도했지만,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사이클과 추경 편성 등 재정 정책 효과가 외국인 자금 유입을 이끌 것”이라며 “공매도 재개 이후에도 수급 왜곡은 완화되고 있어 외국인의 매수 기조는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3000선 저항 부근에서 숨 고르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7일을 정점으로 18조원에 육박했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매수 강도가 약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상승세는 실적 기반이 아닌 투자심리 개선에서 비롯된 랠리라는 점에서 코스피는 3000선 저항 부근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