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또 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한 가상화폐 위믹스(WEMIX) 운명의 시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간 협의체인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이르면 이번 주 중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한다. DAXA의 회원사인 업비트와 빗썸 등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는 위믹스의 거래 유의 종목 지정을 한 차례 연장한 상태다. 추가 연장 또는 해제·거래지원 종료 여부는 이번 주 내 공지할 계획이다.
게임사인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자회사 위믹스 재단은 지난달 초 홈페이지를 통해 "2월 28일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 대한 악의적인 외부 공격으로 약 865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이 비정상 출금됐다"고 공지했다. 이는 지난 2월 28일 빗썸의 위믹스 시가 기준 88억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위믹스에 따르면 신원 미상의 공격자는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나일'의 서비스 모니터링 시스템용 인증키를 탈취해 시스템에 침입했다. 이후 2개월간 치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임의로 비정상 거래를 생성해 15차례의 인출을 시도했다. 2건은 실패했지만 13건은 성공, 865만 개의 위믹스를 빼돌려 해외 거래소를 통해 판매했다는 게 위믹스 측의 설명이다.
가상화폐의 해킹 사고는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조건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고다. 닥사가 지난해 7월 금융당국과 함께 마련한 가이드라인에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해킹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코인을 상장하지 않게 명시돼 있다.
이에 닥사는 위믹스 재단이 해킹 피해를 공지한 당일 위믹스 코인을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입금을 중지시켰다. 위믹스는 2월 28일 발생한 90억원 규모의 해킹 여파로 3월 4일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위믹스는 국내 최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서 쓰이는 가상자산을 일컫는다. 위믹스가 해킹 원인을 소명하지 못하면 다시 상장폐지가 이뤄질 수 있다. 위믹스 플레이는 매일 전세계 50만명 이상이 접속하는 플랫폼으로 '미르4', '나이트 크로우' 등의 흥행작을 배출했다. 거래지원 종료가 확정될 경우 향후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앞서 위믹스는 지난 2022년에도 이미 거래유의종목에 지정된 이후 상장 폐지된 적이 있다. 위믹스가 투자자들에게 공시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이 다른 것이 적발됐다. 업비트는 지난 2022년 12월 위믹스 거래지원을 종료했으나 지난 2023년 3월 코인원을 필두로 같은 해 하반기 빗썸·코빗·고팍스는 위믹스를 재상장했다. 당시 위믹스 아버지로 불렸던 장현국 액션스퀘어 대표(전 위메이드 대표)의 노력으로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