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정례회의…물가 진전 속도 둔화
내달까지 동결 가능성↑…채권시장 전망 긍정적
트럼프 대통령 "대대적인 인하 필요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 연준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 연준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매파적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나, 향후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이달 FOMC 금리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달러가 많이 상승하면서 '강달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미국금리와 차이가 더 벌어진다면 '강달러'를 더욱 부추길 수 있어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오는 29일(현지시간) 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와 함께 연준의 정책방향도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맞이하는 첫 정례회의인 만큼 시장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주목도가 높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동결 가능성은 99.5%로 알려졌다. 국내 증권가 역시 트럼프 정부 정책 내용을 확인한다는 관점에서 올해 1분기까지는 금리 동결 결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 FOMC는 이달 정책금리를 4.25~4.50%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12월 FOMC에서 연준은 정책금리를 인하했으나, 만장일치가 아닌 소수의견이 있는 인하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점도표 상향을 통해 향후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점을 시사했고, 성명문에서도 향후 추가 조정의 '정도와 시기'를 고려한다는 문구를 추가해 정책 결정에 신중할 수 있다"며 "물가 전망치 또한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하면서 트럼프 신정부 정책 하의 물가 둔화 압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점에 금리 인하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더욱이 연준에서 트럼프 정책을 좀 더 확인하고, 물가가 추가적으로 상방보다 하방 압력이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하기 전까지 미 연준은 쉽게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다. 2.1%까지 떨어졌던 헤드라인 PCE는 2.4%로 반등했고, Super Core PCE는 14개월 연속 3%대에 위치해 있다. 미국 물가 진전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온건한 성향의 구성원들도 물가 안정을 위한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며 "이달은 물론이고 내달까지도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을 넘어서 이번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는 적극성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몇 달간 지지부진한 물가를 연준이 크게 걱정하는 이유는 중물가의 고착화 가능성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채 만기별 발행 계획 추이 그래프. [키움증권 제공]
미국채 만기별 발행 계획 추이 그래프. [키움증권 제공]

금리 상승 국면이 종료된 채권시장에도 강세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준 회의 내용이 매파적이지 않다면 대외 통화정책 인식도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예하 연구원은 "연내 1회 수준의 금리 인하만을 반영하고 있는 시장인만큼 향후 동결을 시사하지 않는다면 단기 금리 요인으로 인한 금리 상방 리스크는 현재로서는 낮아졌다"며 "이달 동결 가능성을 10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는 만큼 FOMC 가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수 연구원 또한 "충분히 반영된 경기 재료, 바뀔 가능성이 있는 통화정책 이슈를 생각하면 커브는 Bull Steepening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올해 단기금리 상단을 기준금리로 전망하지만 현재 레벨에서 추가 하락 룸은 크지 않을 것이며, 2.50% 초반대에서는 수익 실현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조절, 정치적 불확실성 영향으로 '강달러'에 대한 시장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설날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화상연설에서 "유가 인하와 함께 저는 즉각적인 금리인하도 요구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6원 내린 143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시작과 동시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발언이 역내외 외국인 투자자의 심리를 달러 매도 방향으로 주도했다"며 "해외증권투자 환전 수요, 트럼프의 미국 제조시설 확정 언급으로 인한 기업의 달러화 자금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며 1430원 선에서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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