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ㆍ외화환산손실 등 영향…컨센서스 하회 관측
대내외적인 리스크로 자본비율에 대한 우려 제기
하나증권 "향후 주가 초과상승세 전환 가능성↑"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뉴스1 제공]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뉴스1 제공]

은행지주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대내외적 리스크로 인해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올해에도 순항하며 향후 코스피 대비 초과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은행지주사의 추정 순익은 약 2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컨센서스인 3조1000억원을 하회하는 수치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일부 은행의 외화환산손실 발생과 해외 대체 투자자산 감액 손실 인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비은행 PF(프로젝트파이낸싱) 충당금 등 소폭의 충당금 적립 영향도 더해졌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중 대출이 소폭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NIM(순이자마진) 하락 폭도 우려보다는 적어 순이자이익은 전분기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며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 발표에 따른 비용 부담이 지난해 4분기에는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다소 하회하겠으나, 지난 2023년 4분기에 약 1조4000억원의 민생금융비용과 대규모 추가 충당금 적립 등의 비용 부담이 크게 발생했었던만큼 전년 대비로는 순익 증가세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은행별로는 외화환산손실과 해외대체자산 감액손실 발생이 예상되는 신한지주와 하나금융, 기업은행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됐다. DGB금융 역시 하이증권 충당금 부담 지속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KB금융이 약 500억~600억원 내외의 FLC 조정 충당금 적립에도 약 652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고, △신한지주 6220억원 △우리금융 3540억원 △하나금융 4470억 △DGB금융 180억원의 순익을 시현할 것"이라며 "반면에 BNK금융과 JB금융의 경우 추가 충당금에도 불구하고 각각 1000억원과 950억원의 순익을 시현해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 전체 분기별 원화대출 성장률 추이와 전망, 은행별 지난해 4분기 예상 원화대출 성장률. [하나증권 제공]
은행 전체 분기별 원화대출 성장률 추이와 전망, 은행별 지난해 4분기 예상 원화대출 성장률. [하나증권 제공]

이러한 전망 속 대내외적인 리스크로 자본비율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은행권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순항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7.6원 내린 1463.2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4분기에만 원ㆍ달러 환율은 트럼프 2기 출범과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인해 약 155원, 1470원선까지 상승하면서 은행주 밸류업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외화자산 비중이 많은 시중은행들의 경우 원ㆍ달러 환율 10원 상승시 약 2~3bp(bp=0.01%) 내외의 CET1(보통주자본비율) 하락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상기 요인만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약 10~45bp 내외 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며 "다만, 금융당국이 해외법인 출자금과 같은 비거래적 성격의 외환포지션은 지난해 4분기부터 환율 변동 등에 따른 시장리스크를 위험가중자산 산출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하락 폭이 일정부분 축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증가 등의 보통주자본 증가 요인이 이를 상쇄하면서 CET 1 비율 하락 폭이 아주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말배당 지급에 따른 추가 하락 요인도 위험가중치 높은 자산의 축소 등 RWA(위험가중자산) 관리 노력으로 인해 일정부분 상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연말 CET 1 비율이 밸류업 공시상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필요자본비율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후 자본비율이 충족되는 즉시 추가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것이기 때문에 연간 기준으로는 밸류업 공시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며 "밸류업 공시대로 은행들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은 올해에도 순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은행주가 향후 다시 코스피 대비 초과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됐다. 수급상의 우려 요인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 주가 조정 현상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ㆍ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매도로 은행주 하락 폭이 컸는데 현 은행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43배까지 낮아져 상기 우려 요인은 일정부분 주가에 기반영됐다"며 "최근 외국인들이 은행주에 대해 다시 소폭이나마 순매수 전환하고 있고, 글로벌 금리가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상대적으로 금융주에는 우호적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연말 CET1에 대한 우려도 내달 초에 시작될 어닝시즌을 전후로 완화되면서 밸류업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확대될 것"이라며 "최선호주로 KB금융과 하나금융, BNK금융을 제시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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