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중순 이후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발행 예정
금융감독원, 현대차증권을 대상으로 유상 정정계획 요청
유증 통해 자기자본 ↑ㆍRCPS(상환전환우선주) 상환자금 등 자금 활용
올 1~3분기 누적 자기매수 미수금 약 5225억원 전년동기 580배 늘어

현대차증권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배형근 대표이사가 내년 2월 중순 이후 예정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유증) 발행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 증권은 '자기자본 늘리기'와 '차세대 원장시스템 구축' 등을 중점적으로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16일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이번 유증은 자본금을 늘려 재무건전성 개선과 금융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취지다.
배형근 대표는 "(유증 계획) 자본 확충과 더불어 수익성 제고,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ㆍ조직 개편을 먼저 실시했다"며 "이를 통해 기업 밸류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배 대표는 최근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한 가지 숙제가 생겼다. 최근 금융감독원(금감원)이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유증 계획에 대한 정정계획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11월말 현대차증권은 내년 2월 17일부터 18일까지 3012만482주(약 2000억원)를 일반 공모 대상 방식으로 유증 발행을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최근 변경된 사장 상황 반영한 결과 투자 위험 요소 등의 일부 형식이 갖추지 않아 금감원이 정정요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현대차증권에 대한 유증계획 정정요청으로 인해 향후 내년 유증 일정이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주식가치가 다소 희석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내년 유증을 단행할 경우 시가총액(시총)에 상응하는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배 대표는 내년도 유증을 통해 '자기자본 개선'과 '차세대 원장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이 유증을 단행할 경우 자기자본이 늘게되어 신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자금줄이 생긴다. 이를 통해 현대차증권은 내년 '차세대 원장 시스템 구축'에 들어갈 방침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이번 유증을 통해 자기자본이 늘어나면 금융ㆍ투자 업계에서 할 수 있는 비지니스 영역이 커진다"면서 "이러한 자기자본은 투자 레버리지 한도를 높여 사업 영업을 확대해 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자기자본이 늘어날 경우 금융ㆍ투자 관련 영업 활동이 확대돼 경쟁력이 더욱 강화된다.
현대차증권은 내년 2000억원 유증 발행할 예정인데 이 중 약 775억원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의 채무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는 현대차증권이 투자금 확보를 위해 RCPS 방식으로 자본을 늘려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RCPS는 투자자에게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현대차증권이 우선주를 일정 가격에 상환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주식을 의미한다. 상환과 전환의 두가지 기능을 결합했다는 점을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주를 명목으로 투자할 경우 향후 주가 상승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배 대표는 유증을 통해 자기자본 강화 외에도 차세대 원장 시스템 업그레이드 부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채권이나 파생상품 등의 활용되던 기존 원장 IT 시스템은 2008년 현대차그룹에서 들여온 시스템을 사용하다가 이번에 한 번 제대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바꾸려 하다보니 자금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차증권은 1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원장 시스템 구축을 위해 경영지원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사업부 산하에는 업무혁신실도 새로 만들었다. 이는 배 대표가 차세대 원장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시스템 구축을 통해 '퇴직연금 ㆍVIP 자산관리' 경쟁력도 한층 강화된다. 현대차증권은 리테일 본부에는 퇴직연금 비즈니스 경쟁력ㆍVIP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금사업실을 편제하고 자산관리(WM)솔루션팀을 설치키로 했다.
배 대표 입장에서 올해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부채 관리'이다. 특히 여러 부채 항목들 중에서 '자기매매미수금' 항목 관리를 급선무로 꼽을 수 있다. 자기미수매매금은 주식, 채권 등을 매수 시 전체 대금을 미지급한 상태로 간주되는 부채 항목이다.
현대차증권은 올 1~3분기(1~9월) 기준 수익과 직결되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이자 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반면 부채 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다. 따라서 배 대표 입장에선 부채를 감소시키는데 힘써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자기매매미수금은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자산운용ㆍ재무리스크 관리 지표의 중요한 항목으로 간주된다.
자기매매미수금은 고객미수금과는 개념이 다르다. 고객미수금은 특정 고객이 주식을 매수 시 아직 미납부된 금액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올 3분기 누적 자기매매미수금은 약 5225억원으로 전년동기(9억원) 대비 580배 이상 대폭 급증했다. 같은기간 현대차증권에 총 부채는 약 11조2162억원으로 이는 벌써 지난해(약10조3075억원) 수치를 벌써 추월한 상태다.
한편 배 대표는 전형적인 한국의 엘리트 겸 현대자동차맨으로 통한다. 그는 서울 경기고등학교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현대그룹에 입사해 종합기획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에서 경영층 보좌역, 기획실장, 기업전략실장으로 근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