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총 안 연다
주가 급락으로 그룹 구조개편 차질
![분당두산타워 전경. [두산그룹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2/217208_222138_2754.jpg)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분할 합병안을 의결할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추진했던 두산밥캣 분할합병안이 결국 무산됐다는 의미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오는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임시 주주총회 철회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도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4차 주주서한에서 "갑작스러운 외부환경 변화로 촉발된 시장 혼란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회사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을 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와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를 3대축으로 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발표했다. 이러한 개편의 일환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6.1%를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안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월 3일 밤 기습적으로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우리 경제가 계엄 유탄을 맞아 주가가 급락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날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1만7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주식매수 예정가액인 2만890원보다 18% 이상 낮아 이대로라면 주주들이 대거 회사측에 주식매수를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로보틱스도 5만3000원대로 하락했다. 결국 약속한 주가와 실제 주가 간 괴리가 커지면서, 분할 합병의 실익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