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영사인 MBK파트너스가 체계적인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친(親)주주 정책을 제안하고 나섰다. 아울러 MBK파트너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기업가치 지속 하락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10일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자사주 전량 소각 △소수 주주 추천 사외이사 등의 친주주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전체 주주 가치의 회복을 위해서는 현재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거버넌스)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생각처럼 소액주주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일부 차이점도 있다. MBK파트너스는 액면분할 방안을 거론한 반면 고려아연은 유상증자를 계획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이번 MBK파트너스의 친주주정책은 2019년 3월 '최윤범 제제' 전환 이후 기업가치가 지속 하락했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고려아연 주가는 2019년 3월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하락세로 반전했다"면서 "2022년 말 최 회장 취임 후 단독 경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더욱 악화해 연 5.8% 역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난 3년간 총주주수익률(TSR)은 꾸준히 하락해 최 회장 취임 직후인 2023년 한 해 동안 -5%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최 회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정에서 차입한 대출금 9000억원을 포함해 고려아연의 최근 5년간 기업가치 훼손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중학교 동창 사모펀드(원아시아파트너스) 등의 검증이 있었는지 의심되는 불투명한 투자를 취임 후 약 38건(1조3000억원)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고금리 대규모 차입금으로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선 점 공개매수 직후 2조5000억 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단행을 발표했다가 취소한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개인의 경영권만 지킬 수 있다면 뭐든 못 할 게 없다는 속내"라고 지적했다.

MBK파트너스는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위해 '집행임원제' 도입을 통한 감독형 이사회를 구축 및 주주환원 및 참여 정책을 실행할 방침이다. 또 신규 이사회에는 최윤범 회장 측도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MBK는 주주환원 방안으로 △주식 액면분할을 통한 거래 유동성 증대 △보유 자사주의 전량 소각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주주 참여 방안으로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소수주주가 추천한 후보 중 선임하는 근거 규정 마련 △주주권익보호 사외이사 제도 도입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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