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빨리 해결됐고 제도 탄탄…韓 별 영향 없다"
무디스 "정치적 갈등 장기화시 신용에 부정적"

윤석열 대통령이 간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 막혀 계엄을 해제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6.10포인트(1.44%) 하락한 2,464.00으로, 코스닥 지수는 13.65포인트(1.98%) 내린 677.15로 장을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간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 막혀 계엄을 해제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6.10포인트(1.44%) 하락한 2,464.00으로, 코스닥 지수는 13.65포인트(1.98%) 내린 677.15로 장을 마쳤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비상 계엄 선포·해제 사태가 대한민국의 국가 신용 등급에 실질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우리 정부의 금융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고,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체계가 마련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킴엥 탄 S&P 글로벌 전무는 4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NICE 신용평가와 S&P 공동 미디어 간담회'에서 "부정적 영향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평가해야 하지만 국가 신용등급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며 "비상 계엄이 몇시간 만에 해제됐고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판단하며, 한국의 현 신용등급(장기 기준 AA)의 측정 방식을 변경하거나 등급을 바꿀 실질적 사유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 투자자들입장에서는 (계엄 사태가) 마이너스 쇼크라고 보고 있고 의사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한국에서의 정치 위험을 우려할 경우 누적 결과가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른 국가가 정치 리스크가 없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하면 한국 투자를 철회하고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신용등급을 맡는 엔디 리우 S&P 전무도 "비상계엄의 잠재적 여파는 밋밋(flat)할 것 같다"며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환경에 관해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한국의 전반적 신용 환경이나 한국 기업의 신용도에 관해서는 계엄의 여파가 현재로는 잠잠해진(muted) 상황"이라고 짚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발표를 하고 있다. [KTV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발표를 하고 있다. [KTV 캡처]

S&P의 루이 커쉬 전무는 "프랑스 등 이미 몇몇 국가들이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 정치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번 사례는 경제·금융 정책 기조에 대한 심각한 의견 불일치로 생긴 일은 아닌 것으로 이해한다"고 진단했다.

커쉬 전무는 "경제·금융 기조에 대해 국내 견해차가 크면 사태를 해결하기가 어렵고 불확실성이 불어나지만, 이번 일은 그렇지 않다"며 "어떤 형태든 불확실성은 좋은 일이 아니지만 차차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또 김대현 S&P 상무는 "한국 정부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굉장히 중요시하며 이런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상당히 빨리 대응한다고 판단한다"며 "투자자나 시장 심리가 중요한 때인 만큼 40조∼50조원 등 절대적 금액보다는 정부가 시장 안정 의지를 보여줬다는 사실을 의미 있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또 다른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하면 결국 신용에 부정적(credit negative)일 수 있다고 봤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정치적 위기가 제때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한국 정부가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화급한 사안에 대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전망이다.

아누슈카 샤 무디스 부사장은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업무 중단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갈등의 장기화, 특히 심각한 의료 인력 부족으로 인한 현재의 어려움을 심화시키고 경제적 신뢰를 저해하는 것은 신용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런 우려와는 달리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나이스신용평가의 이혁준 상무는 "앞서 2016∼2017년 대통령 탄핵 및 대선 정국 때도 시장의 출렁거림이 있었지만 주가지수와 금리 등은 시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돌아왔다"며 "뉴스가 많이 나와도 투자자들은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에 따라 판단을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