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비트코인 10만 달러 앞두고 '급락'… 9만 달러도 위태, 왜?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급락하며 9만 달러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최근 지속된 오름세가 주춤하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이하 현지 시각) 역대 최고가인 9만 9800달러를 기록, 10만 달러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후 4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며 26일 오전 주요 거래소에서 9만 1546달러로 약 8% 하락했다. 일부 거래소에선 한때 9만 600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급락 원인으로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압력 증가가 꼽힌다. 미 대선 이후 급등한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거래소 순입금량이 최근 7일 평균치를 웃돌며 매도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롱 포지션 청산도 하락을 가속했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총 5억 7000만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롱 포지션이 4억68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이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시장에 부담을 줬음을 뜻한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도 감소했다. 지난 22일 최고치였던 +224달러의 프리미엄이 사라지며 상장지수펀드(ETF) 순유출이 4억35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시장 심리도 바뀌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닷미의 크립토 탐욕·공포 지수는 전일 대비 4p 오른 75p로 '탐욕' 단계에 머물고 있다.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심리가 다소 누그러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상승을 위한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리서치 회사 퀀텀 이코노믹스의 창립자 마티 그린스펀은 "비트코인은 미 대선 이후 거의 하락 없이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10만 달러는 여전히 강력한 심리적 장벽"이라며 "상승 계기를 모으기 위해 잠시 하락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분석가 알파벳BTC(AlphaBTC)는 "비트코인이 현재 상승 추세선 아래에서 9만3000달러 지지선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8만5000달러에서 9만 달러 사이를 다시 테스트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지점에서 반등할 경우 10만달러 돌파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지선 붕괴 시 더 큰 내림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분석가 크립토 로버(Crypto Rover)는 "비트코인의 상승 추세선이 매우 중요한 지지선"이라며 "이 지지선이 붕괴되면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인투더블록에 따르면 약 51만1000개 주소가 8만9000달러 수준에서 26만8000 BTC를 매수했다. 이 가격대가 강력한 지지선이 될 수 있다는 신호다.

높은 시장 변동성에도 중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디지털 자산 관리 업체 비트고의 브레트 리브스는 "새로운 기관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고 있으며 상장지수펀드(ETF)와 거래소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활동도 회복되고 있다"며 "앞으로 긍정적인 뉴스가 나오면 가격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 낙폭은 미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매수세가 약화되면서 더 커질 전망이다. 휴일 기간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단기 변동성에 주의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 급락은 다른 주요 가상화폐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26일 오전 이더리움은 4.68% 하락한 3326달러, 솔라나는 3.85% 내린 230달러를 기록했다. 리플과 도지코인도 각각 3%와 4% 이상 하락하며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라는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하려면 추가 조정과 에너지 축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