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성명 내고 사임 공식화… "투자자 보호에 노력"
후임으로 댄 갤러거, 크리스 지안카를로 등 하마평
겐슬러 사퇴 소식에 비트코인 10만 달러 돌파 '눈앞'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Flickr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1/216264_220973_1122.jpg)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은 21일(현지 시각) SEC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사임을 공식화했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투자자 보호, 자본 조달 지원, 시장의 효율성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며 "미국 자본 시장이 세계 최고로 남을 수 있도록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인생의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2021년 4월 SEC 수장에 오른 겐슬러 위원장은 법에 따라 2026년까지 임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친(親)가상자산 정책 기조인 트럼프 2기 정부와 배치되는 행보를 이어가며 사실상 축출당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재임 기간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강력한 규제, 단속을 추진해 '가상자산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등록 거래소로 지목된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을 지연시켜 업계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가상자산 업계선 겐슬러의 강경한 규제 기조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특히 리플(XRP)과의 법적 분쟁은 업계 큰 이슈였다. SEC는 리플을 '미등록 증권'으로 간주해 소송을 제기했고, 이는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겐슬러 위원장의 규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겐슬러 위원장의 사임으로 차기 SEC 위원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댄 갤러거 로빈후드 최고 법률 책임자,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헤스터 피어스 현 SEC 위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모두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인물로 알려진다.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연일 신고점을 돌파며 10만 달러 고지를 눈앞에 둔 21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시황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에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기대감을 비롯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거래 시작 하루에만 약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비트코인은 연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뉴스1]](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fee/202411/216264_220972_105.jpg)
갤러거는 로빈후드에서 최고 법률 책임자로 활동하며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규제에 깊이 관여한 경력이 있다. 그는 시장 혁신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평가된다. 지안카를로는 CFTC 위원장 시절 ‘크립토 대디’라는 별명을 얻으며 가상자산 규제 완화와 제도권 진입을 지지한 인물이다.
헤스터 피어스는 SEC의 현 위원으로, 암호화폐 친화적인 태도로 업계에서 ‘크립토 맘’으로 불리며 가상자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이들 외에도 브라이언 브룩스 전 통화감독청(OCC) 청장, 제이 클레이턴 전 SEC 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브룩스는 가상자산 규제 완화를 주도한 경험이 있으며, 은행과 디지털 자산 간 협력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클레이턴은 과거 SEC 위원장으로서 규제를 추진했으나 최근 가상자산 업계와의 협력 의사를 보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겐슬러 위원장의 사임 소식 이후 가상자산 시장은 급등을 거듭했다.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으로 9만 9000달러를 기록하며 10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동부 시간 21일 오후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 이상 상승한 9만 8156달러에 거래됐다.
리플, 이더리움, 솔라나 등 알트코인도 일제히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SEC와 법적 분쟁을 겪었던 리플은 13% 이상 급등하며 1.23달러에 거래됐다.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은 백악관에 가상자산 전담 직책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직책은 의회, 백악관, SEC, CFTC 등 관계 부처 간의 조율과 협력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