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한때 1억3100만원 접근…6일만에 사상 최고가 경신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첫 옵션 거래
"옵션 거래 85%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 베팅"
"20만 달러 돌파, 비현실적 목표 아냐"

비트코인 이미지 [픽셀스 제공]
비트코인 이미지 [픽셀스 제공]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기반한 옵션 상품이 19일(현지시간) 첫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이른바 '트럼프 랠리'를 이어온 비트코인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일 오전 8시5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0.52% 오른 1억2969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2.05% 상승한 1억2963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1.98% 뛴 9만2341달러를 나타냈다. 달러 기준으로는 6일 만에 최고가를 또 갈아치웠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한때 9만372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3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9만3400달러대를 뛰어넘은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스닥 거래소는 이날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의 옵션 거래를 개시했다. IBIT는 옵션 거래 첫날 약 19억 달러(2조6430억원)를 기록했다. 총 35만4000건의 계약이 활성화됐다. 

옵션은 사전에 정한 계약조건에 따라 일정 기간 내에 상품이나 유가증권 등의 특정자산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파생금융상품을 가리킨다. 기초자산 가격보다 적은 비용으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베팅(콜옵션 매수)하거나 가격 하락을 방어(풋옵션 매수)할 수 있다. 옵션 매도자는 시장에서 적절한 가격(프리미엄)을 받고 옵션을 팔 수 있다. 그레이스케일과 비트와이즈의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도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 공식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 공식 홈페이지]

경제전문 미디어 배런스는 이날 장중에 거래된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거래 물량의 85%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거래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거래로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와 관련한 위험을 회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회사 갤럭시디지털의 알렉스 손 리서치 책임자는 "옵션 거래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변동성 감소는 투자자들이 더 큰 포지션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와 더불어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거래는 시장 큰손인 기관 투자자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물 ETF 주식 보유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비트코인 관련 금융 상품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 점을 근거로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을 '트럼프급 호재'로 평가해왔다.

미국 경제 방송 CNBC는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금과 마찬가지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몰수될 수 없는(non-confiscatable) 장기 헤지 (투자)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20만 달러 도달에 대한 분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이 2025년 목표 가격인 20만달러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10만달러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는 지금, 20만달러는 더 이상 비현실적인 목표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필두로 한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집,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비트코인 채굴자 수요가 가격 상승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는 '극단적 탐욕' 단계에 위치해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닷미에 따른 이날 크립토 탐욕·공포 지수는 전일보다 7포인트 내린 83포인트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투자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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