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CEO "HBM3E 8ㆍ12단의 품질 테스트 진행 중"
내년 프리미엄 제품 시장 강세 지속 전망 제기
![(왼쪽부터) 삼성전자 건물,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1/216344_221087_4329.jpg)
엔비디아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 기대감에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HBM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내년 프리미엄 제품 시장 강세 지속 전망에 주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25일 코스피 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 4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32% 오른 5만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홍콩 과학기술대에서 열린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5세대 HBM 제품인 HBM3E 8단과 12단의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삼성전자의 주가가 메모리 수요 양극화 심화 속 상대적으로 높은 원자재 비중과 HBM의 더딘 성과, 세트 수요 부진, 디스플레이 경쟁 심화 등 대부분의 사업 영역에서 펀더멘털의 저점을 시험받으며 업종 내 언더퍼폼이 지속됐다"며 "향후 관전 포인트는 HBM, DDR5, 고용량 데이터 저장장치(SSD) 등 펀더멘털의 개선과 조직 개편 이후 기술 중심의 리빌딩 전략 실행 여부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는 고성능 메모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은 상태이며, 현재까지 △1세대(HBM) △2세대(HBM2) △3세대(HBM2E) △4세대(HBM3) △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됐다.
앞서 황 CEO는 지난 3월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전시된 HBM3E 실물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는 문구와 함께 친필 사인을 남겨 삼성전자의 HBM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다만, 해당 제품의 품질 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며 오히려 시장에 실망감을 더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현재 HBM3E 8단·12단 모두 양산 판매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 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황 CEO는 올해 3분기(8~10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공급업체로 삼성전자를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에 경쟁사 SK하이닉스는 이날 황 CEO로부터 메모리 공급업체로 지목됐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4세대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데 이어 지난 3월에는 HBM3E 8단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미국 마이크론 9%순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열린 'SK AI 서밋'에서 "엔비디아는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나올 때마다 SK하이닉스에 더 많은 HBM을 요구한다"며 "지난번 젠슨 황 CEO와 만났을 때 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고 해서 해주겠다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파이낸셜포스트 그래픽]](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1/216344_221088_4436.jpg)
아울러 내년 HBM 등 프리미엄 제품 시장 강세 지속이 전망되자 SK하이닉스의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코스피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는 오전 10시 4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96% 오른 17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연구원은 "AI 설비투자 강세 지속으로 인해 내년 HBM 수요가 전년 대비 85% 증가한 231억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3% 공급 부족 지속이 예상되는 가운데 HBM 증설 지속, HBM 고단화(8H->12H)와 더불어 입출력(I/O) 수량과 요구 특성 증가 등에 따른 Die penalty(15% 수준 예상) 발생으로 원자재 디램(DRAM) 생산 능력 잠식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BM 공정 난이도 증가가 평균 수율의 제고를 지속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DDR5 전환 지속, 고용량 SSD에 대한 수요 강세 지속 역시 가시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전망에 대해 "경기 부진 사이클에서의 높은 이익 방어력을 증명할 것"이라며 "올해 4분기 HBM3e 12H 출하 시작을 통해 시장 선점자의 지위를 재확인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는 2026년 개화가 예상되는 HBM4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할 것"이라며 "단기 메모리 업계의 포인트가 수요 부진 속 경기 방어력에 대한 증명이라는 점, 사이클 후반부 주가의 핵심 포인트는 결국 실적이라는 점에서 SK 하이닉스를 업종 내 탑픽(Top-pick)으로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