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검찰 "명품백·미슐랭 식당 대접받고 韓 정부 위해 활동"
수미 테리 측, 혐의 부인

수미 테리 [위키피디아 제공]
수미 테리 [위키피디아 제공]

미 연방 검찰은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인 한국계 북한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16일(현지 시각) 밝혔다. 

뉴욕타임스(NYT)가 인용한 맨해튼 연방 검찰 소장에 따르면, 수미 테리는 고가의 저녁 식사와 명품 핸드백 등을 대가로 한국 정부를 위해 활동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FARA는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이 외국 정부나 외국 기관의 이익을 위해 일할 경우 스스로 그 사실을 미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계 이민자 출신인 수미 테리는 미국 하와이와 버지니아에서 성장했다. 뉴욕대에서 정치과학 학사, 보스턴 터프츠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부터 CIA에서 근무하다 2008년 퇴직했다.

CIA에서는 동아시아 분석가로 근무했고, 2008~2009년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일본 및 오세아니아 과장을 지냈으며. 동아시아 국가정보 담당 부차관보까지 역임했다.

검찰은 수미 테리가 2013년 6월부터 한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소장에 적시했다.

당시 '주유엔 한국대표부 참사관'이라고 소개한 인물과 접촉한 뒤 이후 10년 동안 루이비통 핸드백과 3000달러(약 410만원) 가량의 돌체앤가바나 코트, 미슐랭 식당에서 저녁 식사 등을 대접받았다는 것이다. 

소장에는 수미 테리가 최소 3만 7000달러(약 5100만원)가량의 뒷돈을 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수미 테리가 2022년 한국 정보 요원들에게 "미국 정부의 비공개 정보"를 공개하거나 그해 미국의 대북 정책에 관한 비공개 그룹 회의 관련 내용도 넘겼고, 미 의회 직원들에게 정보 요원들을 소개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수미 테리의 변호인은 그녀에 대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테리 연구원 쪽 변호인인 리 올로스키는 "검찰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며 "공소장이 주장하는 기간, 그는 한국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자였다"고 반발했다. NYT는 주미 한국대사관에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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