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의 불법 이민 문제를 비판하던 중 총격
AP통신 "1981년 레이건 이후 가장 심각한 암살 시도"
총격 4시간만 치료받고 퇴원… 15~18일 전당대회 정상 참석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유세장 주변에서 여러 발의 총격이 발생하면서 유세가 중단됐다. [유튜브 캡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유세장 주변에서 여러 발의 총격이 발생하면서 유세가 중단됐다. [유튜브 캡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 시각) 유세 중 발생한 총격으로 긴급 대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10분쯤(미 동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카운티 유세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 이민 문제를 비판하는 도중 어디선가 팝콘을 튀기는 소리 같은 총소리가 여러 발 들렸다.

총성과 거의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귀를 만진 뒤 반사적으로 단상 아래 몸을 숙였다. 그 직후 "엎드려, 엎드려", "총격이다"라고 다급하게 외치는 목소리와 청중의 비명 들리며 유세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을 경호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은 총성이 들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무대 위로 황급히 뛰어올라 그를 감쌌다. 

연단에 켜져 있는 마이크를 통해 경호 요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태와 주변 상황을 살피는 긴박한 상황이 그대로 전달됐다. 총성이 들린 지 약 1분 뒤 "총격범이 쓰러졌다"는 소리가 들렸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 요원들의 부축을 받은 채 일어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와 얼굴에 피가 묻은 상태였지만 청중을 향해 괜찮다는 듯이 주먹을 여러 차례 치켜들어 보이며 소리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곧바로 차를 타고 유세장을 빠져나갔다.

AP통신은 이번 총격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1년에 총격당한 이래 대통령 후보에 대한 가장 심각한 암살 시도라고 전했다.

버틀러 카운티 검사인 리처드 골딩거는 AP통신 등에 "총격범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사망했으며 유세 현장에서 (이 밖에도) 최소 1명이 죽었다"며 "총격범이 유세장 인근 사무용 건물 옥상에 있었으며 이 건물은 경호 범위 밖이었다"고 했다. 

목격자들은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고 혼란스럽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캘리포니아주 대의원인 블레이크 마넬(59)은 "총소리를 듣고 처음에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회 40번째 참석했다는 그는 "진짜 총성이라는 것을 알고서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몸을 숙여 피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알고 굉장히 안심했다"고 말했다.

유세장 첫 번째 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바로 앞에 앉아 있었다는 에린 오텐리스(66)는 "그를(트럼프 전 대통령) 보고 너무 신이 나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는데 '펑'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오텐리스는 "그 소리가 처음에는 마치 독립기념일에 나는 '펑, 펑' 소리 같았다"며 "사람들이 몰려와서 '오른쪽 이상 없음', '왼쪽 이상 없음'이라고 말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일으켜 세웠고, 그는 '신발을 신어야겠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오른쪽 귀 윗부분에 총알을 맞았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글에서 "웅잉 거리는 소리와 총소리를 들었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즉각 알았고 바로 피부를 찢는 총알을 느꼈다"며 "피를 많이 흘렸으며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그(트럼프 전 대통령)는 괜찮으며 지역 의료 시설에서 검사받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악무도한 행위에 신속하게 대응해준 법 집행 인력과 응급구조대원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경쟁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하고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런 종류의 폭력은 미국에 발붙일 곳이 없다.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4시간여 만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최되는 전당대회에 정상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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