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조정단가 ㎾h당 5원 유지
고물가 속 여름철 급증하는 전기 사용량 고려

전력 당국이 여름철인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2분기 인상 이후 5분기 연속 동결이다. 한전의 누적된 적자를 고려해 인상이 검토됐지만, 정부가 물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요금 인상 논의는 4분기로 넘어가게 됐다.
21일 한국전력공사는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되는데, 연료비 조정단가는 연료비 조정요금 기준이 된다.
이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의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에 따라 산출되며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된다. 그간 한전은 2022년 3분기부터 국제연료비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줄곧 최대치인 +5원을 반영해 왔다.
전기요금이 3분기에 동결되면서, 연료비 조정단가가 9분기 연속 동결됐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1월에 각각 인상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전기요금 정상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에 전기요금을 인상할 경우 직접적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번에도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꾸준히 전기요금 인상을 촉구 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널뛰면서 한전은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연결 기준)만 42조원에 달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0조9000억원으로 부채를 줄이지 않으면 매년 4조∼5조원을 이자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한전의 노력만으로는 대규모 누적 적자를 더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최소한의 전기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한 바 있다.
한전 관계자는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한전의 재무 상황과 연료비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2분기와 같이 ㎾h당 +5원을 계속 적용할 것”이라며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도 철저히 이행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여전히 원가의 80% 수준에서 공급하고 있는 도시가스의 경우에는 난방 사용이 적은 여름철 인상이 요금 현실화 적기라고 보고 있다. 내달 1일 도시가스 요금 인상 여부를 놓고 관계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