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하이닉스, 엔디비아 주가 훈풍에 주가 강세
SK스퀘어, 장중 한때 8만7400원 터치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주식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며 '20만닉스'를 넘어섰다.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가 호재로 작용해서다.

7일 코스피 시장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11시 46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4.03% 오른 20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0만원대를 넘어선 건 지난달 30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이는 미국 인공지능(AI) 기업인 엔비디아 효과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엔비디아는 지난밤 5.16% 상승한 1224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다. 시가총액은 3조1000억 달러까지 불어나며 애플을 제치고 2위를 등극했다. 이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시총 3조 달러를 넘어서며 이른바 '3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것이다. 

이러한 엔디비아의 호실적에 SK하이닉스가 큰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가장 큰 비중으로 생산ㆍ납품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48%에서 올해 6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HBM3를 엔디비아에 사실상 독점 납품하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5세대 HBM인 HBM3E 양산을 성공한 바 있다.

[파이낸셜포스트 그래픽]
[파이낸셜포스트 그래픽]

아울러 같은시각 SK스퀘어의 주가도 주식 시장에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실적 기대감과 자회사 웨이브와 티빙 양사간 합병, 이혼 소송 여파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 따르면 SK스퀘어는 현재 전 거래일보다 8만4700원에 거래되며 전 거래일보다 10.29% 상승했다. 장중 한때 8만7400원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달 27일에 기록한 역대 최고가 8만7000원을 넘어선 수치다.

티빙의 최대주주인 CJ ENM과 웨이브 최대주주인 SK스퀘어 간 합병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티빙의 최대주주인 CJ ENM(48.85%)과 웨이브 최대주주인 SK스퀘어(40.52%)는 이미 합의를 마쳤다. 각 사 2~4대 주주로 있는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합병비율, 법인가치 등 세부사항을 최종 조율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두 플랫폼의 합병이 완료되면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티빙의 월 활성이용자(MAU) 수는 706만명, 웨이브는 408만명으로, 중복 가입자를 제외하면 합병 기업의 이용자 수는 대략 800만~900만명 수준이다. 두 플랫폼의 합병으로 넷플릭스에 견줄만한 월 활성 사용자를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여파로 향후 SK와 SK스퀘어가 합병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서울고법 가사2부는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 내렸다. 이는 지난해 12월 1심이 인정한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금액이다.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 활동에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어 "위자료 20억원과 관련해 최 회장이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는 상당한 돈을 출연해 재단을 설립해줬지만, 노 관장에게는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노 관장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SK㈜ 주식 등도 공동재산으로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최 회장의 SK㈜ 보유 주식을 '특유 재산'으로 인정해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던 1심과 달리 2심에서는 SK㈜ 주식도 재산 분할 대상으로 인정한 것이다. 주식이 재산분할이 될 경우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율(17.73%)이 희석될 수 있다. 이와 함께 SK 경영권을 두고 지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지분 확보 경쟁에 따라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배당 확대에 따른 혜택을 입으려면 SK와 SK스퀘어를 합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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