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 전기차 '모델2' 조기 생산 기대감에 주가 급등
4년 만에 컨센서스 하회…순이익 55% 급감
국내 이차전지주도 오랜만에 '훈풍'

24일 테슬라가 저가형 모델2 출시 일정을 앞당겼다. [테슬라 제공]
24일 테슬라가 저가형 모델2 출시 일정을 앞당겼다. [테슬라 제공]

미국의 대표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올해 1분기 매출이 12년 만에 최악을 기록한 가운데,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3% 넘게 급등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내년 초 저가 전기차를 포함해 신차 생산을 시작할 것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는 전 거래일보다 1.85% 오른 144.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163.96달러를 기록하며 전거래일 대비 13.33% 상승하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이날 테슬라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213억100만 달러(약 29조310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33억2900만달 러)보다 9% 감소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221억5000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테슬라의 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 2분기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자동차 부문 매출이 173억7800만 달러(약 23조9121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1억2900만 달러(약 1조553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5억1300만 달러)보다 무려 55%나 감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45달러로, 역시 월가의 평균 예상치(0.51달러)를 밑돌았다. 총매출이익률은 17.4%로 지난해 같은 기간(19.3%)보다 1.9%포인트(p) 낮아졌다.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해 1년 전(11.4%)보다 5.9%p 하락했다.

일론머스크 사진. [일론머스크 엑스(X, 구 트위터) 갈무리]
일론머스크 사진. [일론머스크 엑스(X, 구 트위터) 갈무리]

이번 실적을 두고 테슬라는 "기존 공장과 생산라인을 활용해 새롭고 더 저렴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포함한 수익성 있는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신모델 출시를 가속하기 위해 미래 차량에 대한 라인업을 업데이트했다"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말은 아니더라도 내년 초부터 '모델2' 생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제조 라인에 투자하기 전 현재 생산 능력을 완전히 활용하는 등 효율적 방식으로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최대 300만대 생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완전자율기능(FSD) 사용권(라이센스) 판매를 위해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날 '어닝 쇼크'보다 테슬라의 사업 계획에 반응했다. 앞서 테슬라가 저가 전기차 생산 계획을 폐기한다는 로이터의 보도와 완전히 반대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달 초 로이터는 테슬라가 저가 전기차인 '모델2' 프로젝트를 폐기하고, 로보택시 상용화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테슬라 주가는 급락세를 보인 바 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의 부진한 1분기 실적에도 향후 전략 발표 내용에 주가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추가 가격 인하가 가능하지만 가격 경쟁력 강화를 통해 판매 증대와 현금흐름 플러스 유지에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포스트 그래픽]
[파이낸셜포스트 그래픽]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테슬라가 저가용 신차 출시 계획, 수익성 경영 발표 등으로 시간 외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이차전지 등 전기차 밸류체인 관련주들의 투자심리가 호전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은 기대할게 없고 비전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저가형 차량 출시는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옵티머스 로봇은 내년 말 출시될 예정이며 완전자율주행(FSD) 라이센싱은 자동차 회사와 협의 중으로 올해 한 곳 이상과 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테슬라의 사업 계획 발표 덕분에 이날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 종목들도 오랜만에 웃었다. 포스코퓨처엠(8.00%), LG에너지솔루션(4.05%), 삼성SDI(3.69%), 에코프로비엠(5.14%), 엘앤에프(5.89%) 등 이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에 온기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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