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강달러에 떨고 있는 증권가
수출 강점 '실적 개선' 종목 주목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내부에서 25년 만에 외부로 이전한 소와 곰상. [한국거래소 제공]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내부에서 25년 만에 외부로 이전한 소와 곰상. [한국거래소 제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발언과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로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뒷걸음질 쳤다. 대외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달러와 금 등으로 몰린 여파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당분간 고금리·고환율·고유가 형국이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실적 개선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추천 종목으로 현대로템, 코스맥스, 아프리카TV를 제시했다. 현대로템에 대해 하나증권은 "1분기 폴란드향 K2 전차 18대 납품으로 실적 증가가 가능하다"며 "루마니아 K2 전차 수주 규모가 예상 대비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나증권은 코스피에 상장된 화장품 제조사 코스맥스를 추천했다. 이 회사는 달러 강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수출 종목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이 분기 최대 기록을 세운 가운데, 미국 달러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 상승이 이익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코스맥스에 관해 하나증권은 "합작법인(JV) 연결 반영으로 높은 성장이 전망된다"며 "미국 가동률 상승·손실 축소,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된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고환율 시기와 달리, 무역수지도 흑자이고 주요 교역국의 경기 모멘텀(상승 동력)도 양호한 상황”이라며 “국내 수출 업종들이 환율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아프리카TV에 대해 하나증권은 "트위치 철수, 국내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을 선도하며 안정적인 증익이 기대된다"며 "올해 영업이익 4240억원, 영업이익 1157억원이 예상된다"이라고 설명했다.

◇ 강달러 기조에 수출 위주 업체들 주목

유안타증권은 티앤엘, 비올, 글로벌텍스프리를 추천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의료용 소재업체 티앤엘은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는 회사다. 유안타증권은 "창상피복재 3월 수주잔고가 역대 최고치"라며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요 고객사 HERO의 C&D 피인수로, 미국·유럽이 확대될 것"이라며 "트러블 패치를 넘어 종합 소재 회사로 구조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짚었다.

SK증권은 티앤엘이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07억원, 102억원으로 추정한다”며 "3월 수주잔고 141억원은 창사 이래 월간 수주 잔고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한 당초 우려와 달리 하반기까지도 분기 대비 실적 성장 트렌드는 이어질 전망으로 더 이상 우려할 요인이 전혀 없다”며 “지속될 실적 추정치 상향과 함께 주가 역시 우상향이 기대된다. 저가 매수 유효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유안타증권은 비올에 관해 "세렌디아 ITC 소송 합의금 90% 배분 계약으로 올 1분기 합의금 반영시 수익성 증가가 전망된다"며 "현재 피소된 업체 10여곳 중 6곳에서 합의를 완료한 가운데 이루다 합의금은 상반기 내 약 100억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텍스프리를 추천하며 유안타증권은 "국내 매출액 2024년 2분기부터 해외 관광객 증가로 작년 최대 매출액인 2023년 4분기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며 "특히 6월 파리 올림픽 기간 중에는 프랑스 법인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품 카테고리에서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증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현대모비스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삼성전자에 관해 삼성증권은 "메모리 업황 턴어라운드에 따른 주가 디커플링이 해소됐다"고 분석했고,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통해 차별화될 이익 모멘텀"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에 관해서는 "달러 강세에 따른 실적 호조, 신규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된다"며, 현대모비스를 추천하며 "애프터서비스(A/S) 사업 실적 개선과 저평가 매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 전경.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 전경. [한국거래소 제공]

◇ 이번주 주목할 시장 이슈…빅테크 실적 등

한편, 다음주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빅테크 중에서는 오는 24일 메타, 25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

오는 23일에는 테슬라 1분기 실적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4 전기차(EV) 시장 전망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김윤정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앞서 IEA의 월간 원유 수요 전망치 하향 근거가 전기차(EV) 확대로 언급됐다는 점에서 EV 전망치의 상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국내 주요 기업 중에서는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 24일 삼성물산·S-Oil, 25일 SK하이닉스·LG전자·LG에너지솔루션·삼성SDI·POSCO홀딩스·HD현대중공업·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기아, 26일 현대모비스·두산에너빌리티, 30일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미국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는 오는 26일 발표된다. 컨센서스는 전년 동월 대비 헤드라인 PCE는 전월(2.5%)보다 높아진 2.6%, 근원 PCE는 전월(2.8%)보다 낮아진 2.7%이다. 한국과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오는 23일과 25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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