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는 이유 백 가지보다 되는 이유 한 가지' 중요하게 생각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 설립…글로벌 1위인 스판덱스 탄생 주역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89세.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와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삼남 조현상 부회장 등이 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2017년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명예회장은 최근 건강이 악화해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29일 별세했다.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일본 와세다대에서 응용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66년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중 부친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귀국해 효성물산에 입사한 뒤 기업인의 길을 걸었다.
동양나일론 울산공장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는 훗날 효성그룹 성장의 기틀이 됐다는 평가다.
기술을 중시해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스판덱스 탄생 역시 조 회장의 철학인 '기술 경영'에서 출발한다. 스판덱스는 신축성을 바탕으로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고부가가치 섬유로 불린다.
효성은 독자 기술을 앞세워 미국 듀폰의 '라이크라'를 제치고 압도적인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특히 조 명예회장은 평소 "안되는 이유 백 가지" 보다 "되는 이유 한 가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어려움을 도전정신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경영 철학으로 효성그룹을 키운 것이다.
2007∼2011년 현 한국경제인협회의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을 맡아 재계를 대변해 규제 개혁 등을 정부에 건의하고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활성화에도 앞장섰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