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게 뺏긴 HBM 주도권 다시 찾아올 것”
한편 반도체 업계에서는 하이닉스가 절반 이상 점유한 것으로 추정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전자가 HBM의 선두에 설 것이라고 SNS를 통해 강조했다. [뉴스1 제공]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전자가 HBM의 선두에 설 것이라고 SNS를 통해 강조했다. [뉴스1 제공]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은 29일 "HBM(고대역폭메모리)의 리더십이 우리에게로 오고 있다"며 SK하이닉스를 겨냥했다. AI(인공지능) 반도체용 고성능 메모리 사업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한 셈이다.

이날 경 사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국 출장 소회를 밝히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업을 배제시키면서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빼앗겼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월 HBM2(2세대)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SK하이닉스를 뒤쫓았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2020년 7월 HBM2E(3세대)에 이어 2022년 6월 HBM3(4세대)를 잇따라 양산에 나서면서 주도권을 쉽게 찾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공급하며 시장 경쟁에서 우위에 선 상태다.

반도체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HBM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어 차세대 HBM3E 제품도 이달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하며 1위의 자리가 점점 더 굳히는 분위기다.

이에 이날 경 사장의 발언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도 현재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기 위한 품질 검증 절차를 돌입했다.

경 사장은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에서 고용량 HBM은 경쟁력이다. HBM3와 HBM3E 12H를 고객들이 더 찾는 이유"라며 "여전히 메모리와 컴퓨트 사이의 트래픽이 바틀넥(장애물)이다. 많은 고객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커스텀 HBM4를 개발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고객들은 우리와 함께 그 일을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로직 파워를 줄이고 성능을 높여야 다양한 응용에서 AI의 지능을 키울 수 있다"며 "고객들이 게이트올어라운드(GAA) 2나노를 원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경 사장은 "많은 고객이 파운드리 2나노 공정을 위한 테스트 칩을 흘리고 있거나 흘리기로 했다"며 "성공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이들이 2나노 제품 개발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 사장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공개한 자체 AI 가속기 '마하-1'도 재차 언급했다.

경 사장은 "추론 전용인 '마하-1'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고객은 1T 파라미터 이상의 큰 애플리케이션에 마하를 쓰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경 사장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마하-2'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가 생긴 것"이라며 "준비를 해야겠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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