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수 전 대표, 신세계프라퍼티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선임"
신세계그룹 리츠 AMC 최근 국토부 본인가 받아
신사업 진출 위한 대규모 투자금 마련 나설 듯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설립 본인가를 받은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신세계프라퍼티인베스트먼트(신세계리츠)의 초대 대표에 서철수 전 NH농협리츠운용가 내정됐다. 부동산 매각, 유상감자 등 각종 카드를 동원해 대규모 투자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에 서 전 대표가 '키맨(Key Man)'이 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과 유통업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서 전 대표의 NH농협리츠운용 대표 퇴임식이 열렸다. 임기 3개월여를 남기고 퇴임한 서 대표는 최근 회사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일부 임원들에게 조심스럽게 신세계리츠행을 알렸다. 한 소식통은 "설립 초기부터 농협리츠의 수장을 맡아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서 대표가 신세계리츠 수장으로 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리츠는 신세계그룹 부동산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100% 출자해 만든 AMC다. 향후 상장을 위해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자산을 검토하고 편입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이 국내에 손 꼽히는 부동산 재벌인만큼 어떤 알짜배기 자산이 담길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매장을 비롯해 스타필드, 조선호텔 등 다양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신세계프타퍼티가 이마트의 주요 개발 사업을 도맡고 있어 자금 소요가 크기 때문에 신세계프라퍼티가 보유 중인 자산이 우선 검토 대상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알토란 같은 부동산 자산들을 보유하고 있다. 스타필드,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프로젝트, 화성국제테마파크 등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인 오프라인 사업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준공이 완료돼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는 스타필드 고양, 스타필드 수원, 스타필드 안성, 스타필드 하남 등이 있다.
![스타필드 수원점 이미지. [신세계그룹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3/202712_203380_4454.jpg)
정용진 회장이 지휘하는 신세계그룹이 리츠를 설립하는 것은 신사업 진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금 마련을 위함으로 풀이된다.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리츠를 통해 계열사를 매각할 경우 그룹 내 소유권은 유지하면서도 목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게 아니라 관리, 임대 등으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 롯데쇼핑도 일찌감치 건물, 대지 등 보유 부동산을 자체 리츠에 편입해 자금 유동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신세계는 대규모 신규 사업을 확장 중인 만큼,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자금 유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세계는 현재 4조5000억원 규모의 화성국제테마파크와 1조원이 투입되는 스타필드 청라를 비롯해 스타필드 수원, 창원 등 신규 출점과 미래 먹거리를 위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서철수 NH농협리츠운용 대표(오른쪽). 지난 2018년 7월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에 있는 NH농협리츠운용 본사에서 열린 NH농협리츠운용 출범식에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서철수 NH농협리츠운용 초대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3/202712_203381_455.jpg)
1966년생으로 한양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서 대표는 산업은행에서 자금기획부, 자금부를 거쳐 투자금융본부 프로젝트매니저로 3년간 근무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 실물자산본부장과 실물 CIO를 역임한 민간 전문가다. 이 때문에 인선 당시 '농협금융의 관례를 보면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농협금융은 자회사의 CEO를 내부에서 수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부 인사가 계열사 CEO에 선임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다.
이후 서 대표는 농협리츠가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하도록 하는 데 기여해 2연임까지 성공했다. 지난 2018년 말 사모리츠를 내놓고 다음해 12월에는 공모리츠 상장까지 이뤄내는 등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두 개의 리츠(NH올원리츠, NH프라임리츠)가 상장됐다.
이 같은 전문성을 가진 서 대표가 신세계리츠의 설립 초기 안착을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코스피 시장에서 26일 종가 기준 NH올원리츠는 3630원, NH프라임리츠는 4265원에 머물러 있어 장기 성장 전략 분야가 약점이라는 평가도 상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