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수 대표, 임기 3개월여 앞두고 '사의'…핵심 계열사 CEO들, 일괄 사의 표명할까
![1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강호동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취임식'에서 강호동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농협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3/202041_202465_263.jpg)
지배구조 개편 등 고강도 쇄신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이달 11일 공식 취임한 뒤 계열사 CEO(대표이사)의 물갈이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강 회장 취임한 날 내부 출신 윤병운 부사장을 차기 사장 후보로 추천한 NH투자증권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농협금융지주의 또 다른 계열사 NH농협리츠운용 서철수 대표가 최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회장 취임 불과 이틀 만에 계열사 CEO가 잇따라 바뀌는 모양새다.
통상적으로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하면 핵심 계열사 CEO들이 일괄 사의롤 표명해 대규모 인사가 단행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강호동호(號)의 '물갈이' 인사는 당초 예상보다 빠르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파이낸셜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서철수 농협리츠운용 대표는 최근 일부 직원들에게 본인이 사표를 제출한 사실을 전했다. 지난 2018년 7월 NH농협금융지주가 출범시킨 부동산자산관리회사(REITs AMC) NH농협리츠운용의 초대 대표로 취임한 서 대표는 두 번 연임을 거쳐 6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어 왔다. 서 대표의 임기는 오는 6월까지다.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1966년생으로 한양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서 대표는 산업은행에서 자금기획부, 자금부를 거쳐 투자금융본부 프로젝트매니저로 3년간 근무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 실물자산본부장과 실물 CIO를 역임한 민간 전문가다. 이 때문에 인선 당시 '농협금융의 관례를 보면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농협금융은 자회사의 CEO를 내부에서 수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부 인사가 계열사 CEO에 선임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다.
![서철수 NH농협리츠운용 대표(오른쪽). 지난 2018년 7월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에 있는 NH농협리츠운용 본사에서 열린 NH농협리츠운용 출범식에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서철수 NH농협리츠운용 초대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3/202041_202469_2831.jpg)
농협금융지주 소속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새 중앙회장의 취임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차기 대표 '숏리스트(최종 후보군)'까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앙회장과 인연이 있는 낙하산이 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대표 자리뿐만 아니라 계열사의 예산과 전략 등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보직에 중앙회나 지주 직원이 낙하산으로 내려와 전문성 없는 지휘를 일삼는 것은 수두룩한 일"이라며 "계열사에 자체적으로 채용된 정규직들은 인사와 복지 등 각종 차별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로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전국 206만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는 자리로 농협은 물론 경제·금융지주 양대 계열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2020년 취임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취임 한 달 만에 당시 이대훈 농협은행장,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최창수 농협손해보험 대표 등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제출 받았다. 이 행장은 임기를 9개월가량 남겨놓은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 이석용 농협은행장,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 서국동 농협손해보험 대표 등 주요 계열사 CEO는 모두 농협중앙회 출신이다. 특히 이석용 행장의 경우 최근 지방의 한 영업점에서 대규모 배임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이라 거취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