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매진" 창업주 메시지도 공개
"100년 기업 한미로 키워나가기 위해서 결단"
![사진은 한미약품 바이오 분야 연구원들이 제조 공정에 대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한미약품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2/200391_200390_925.jpg)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자의 부인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태양광 폴리실리콘 기업 OCI그룹과의 통합과 관련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창업주의 유산인 '한미의 DNA'를 지키며 연구·개발 중심 제약 기업으로 단단히 서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속내를 밝혔다. 아울러 “두 아들도 거시적 안목으로 대의를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통합 작업에 의지를 드러냈다.
한미약품은 1일 자료를 통해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에 반대해 가처분을 신청한 데 대해 "가슴 아픈 일이지만 100년 기업 한미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가족 간의 이견이 다소 발생했지만,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송 회장이 최근 사내 임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전했다.
현재 한미그룹은 통합을 두고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모녀와 이에 반대하는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형제의 극심한 대립을 겪고 있다.
송 회장은 고(故) 임성기 한미그룹 창업주가 세상을 떠나기 전 손자녀들에게 "여전히 우리 인체는 풀지 못한 비밀이 너무나 많다"며 "남은 너희들이 더욱 연구·개발에 매진해 그 비밀을 풀어 나가서 더 좋은 약, 신약을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는 유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 신약 개발'만이 한미가 나아가야 할 방향임을 창업주가 제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한미약품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2/200391_200391_1047.jpg)
그러나 임 회장 별세 후 부과된 5400억원 규모의 상속세는 가족의 고뇌를 깊게 했다고 송 회장은 전했다. 상속된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작년 10월 3만원 이하로 하락한 시기에 송 회장 일가는 '선대 회장이 한평생 일군 한미그룹을 통째로 매각하는 상황까지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절박한 위기감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장녀 임주현 사장과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한미의 철학과 비전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깊이 논의했으며 그 결과 OCI그룹과의 통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해외 사모펀드가 자신에게 현 주가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제시하며 경영권 매각을 제안했으나, 일방적 매각 방식은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각자 대표 체제 하에서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이 이끌어갈 한미그룹의 미래 모습은 지난 50년간 임 회장이 그려왔던 한미의 비전과 다르지 않다”며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에서 뒷심 부족으로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던 한미그룹이 통합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는 지난달 12일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간 통합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OCI홀딩스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되고, 임주현 사장과 송 회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들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임종윤·종훈 사장은 통합 반대 입장을 밝히고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