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 따른 외환·파생이익 급증…시중·인터넷·특수은행 누적 실적 개선

올해 1~3분기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이 20조원을 뚫었다. 원·달러 환율 강세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이로 인한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 2019년 이후 국내은행의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고환율로 인해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은행권 순익은 2조원 넘게 불었다.

2025년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2025년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1~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이 기간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21조10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18조8000억원) 대비 2조3000억원(12.0%) 증가한 규모다.

분기만 놓고 보면, 3분기 당기순이익은 6조4000억원이다. 2분기 7조8000억원보다 17.95% 감소했다. 전년 3분기(6조2000억원)에 비해서는 2000억원 늘었다.

일반은행 1~3분기 당기순이익은 14조1000억원이다. iM뱅크를 포함한 시중은행은 1조5000억원(13.6%) 증가한 12조6000억원, 인터넷은행은 500억원(9.3%) 오른 6000억원이었다. 반면 지방은행은 500억원(4.5%) 떨어진 1조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특수은행 당기순이익은 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2000억원) 대비 약 8000억원(12.2%) 늘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7%로 전년 동기 0.66%와 0.01%포인트(p)올랐다. 일반은행 ROA는 지난해 동기(0.68%)에서 0.01%p 떨어진 0.67%였다. 특수은행 ROA는 같은 기간 0.66%으로 나타났다. 2024년 1~3분기(0.62%)보다 0.04%p 늘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99%로 같은 기간 8.82%에서 0.17%p 상승했다. 일반은행 ROE는 0.05%p(10.24%) 오른 10.29%다. 특수은행 ROE는 지난해 6.86%에서 0.3%p 뛴 7.16%다. 

이자이익은 44조8000억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의 44조4000억원에 비해 3000억원(0.7%) 증가했다. 이는 순이자마진(NIM)이 축소(0.07%p)했지만, 이자수익자산이 3413조5000억원(4.5%) 증가한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1~3분기 이자수익자산도 전년 동기 대비 3266조4000억원(4.3%) 뛰었다. 

비이자이익은 6조800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의 5조7000억원 대비 1조1000억원(18.5%)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중 큰 폭 하락된 환율로 외환‧파생관련이익이 2조6000억원 증가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비와 관리비 역시 20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9조4000억원보다 6.3%(1조2000억원) 증가했다. 인건비는 9000억원, 물건비는 3000억원 늘었다.

대손비용은 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6000억원)에 비해 소폭(1000억원, 2.4%) 증가했다. 주로 원화대출 연체율 상승이 지속되고 있음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앞서 2022년 말 연체율은 0.25%, 2023년 말은 0.38%, 2024년 말은 0.44%, 올해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0.52%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영업외손익은 1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1~3분기 -1조6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을 끌어올린 규모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비용이었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금(1조4000억원)을 제외하고, 은행 자회사 등 투자지분 손익이 증가한 탓으로 해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같은 순이익 성장은 환율하락에 따른 외환·파생 관련 이익의 일시적 증가와 지난해 상반기 ELS 배상금 기저효과 제외 등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며 "이자이익 역시 금리하락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미국 관세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취약한 부문을 중심으로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은행이 자금공급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계속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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