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배당소득 분리과세율 하향 시사
당정대, 10%P 추가 완화 검토 할 듯
"국민 의견에 당정대 화답해야"
외인·기관 '사자'에 코스피 '불장'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악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악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갈무리]

당정대가 이재명 대통령의 주가 부양과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를 이어나기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추가 인하 방침을 정했다. 최고 세율을 35%(정부안)에서 25%로 10%포인트(p) 완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때문에 기관과 외인의 매수세가 살아나 코스피가 장중 4060선을 되찾았다. 

10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번 주 조세소위를 열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등에 대해 정부안과 여야의 안을 놓고 병합 심사할 예정이다.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은 전날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기존 정부안인 35%에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코스피 시장이 4000포인트를 돌파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이 방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투기적인 부동산 투자를 억제하고 생산적인 분야로 자본을 유도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면 이러한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하면서 최고세율은 35%로 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과세표준 구간별로는 2000만원 이하 14%, 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분 35%로 설정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일정 금액 이하의 배당소득을 근로·이자·사업소득 등 종합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의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제도다. 투자자들의 세 부담을 줄이고 자본시장 참여를 확대하려는 취지를 갖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금융소득(이자·배당 등)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세 최고세율(45%)이 적용돼, 고소득 대주주, 특히 그룹 총수가 배당 대신 급여 형태로 보상을 받거나 배당 규모를 줄이는 부작용이 발생해 왔다.

◆ 여당 "배당 활성화 효과를 최대한 촉진"

당정대 내부적으로는 35%에서 25%로 완화하는 방안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제4차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세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배당 활성화 효과를 최대한 촉진할 수 있도록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의 합리적 조정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고위 당정에서 "세법 개정이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 가치 제고 등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국민이 제시한 의견에 당·정·대가 화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으로 과도하게 집중된 자금을 주식시장, 기업 투자 등 생산적 금융 부문으로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앞으로도 그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당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개정안 논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법개정안 등 예산부수법안의 법정 심사 시한은 오는 30일까지로 해당 시한이 지나가면 정부의 기존 원안이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가 확정될 경우 주식시장 활성화와 함께 기업의 배당 확대, 주주 가치 제고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국회예정처는 보고서를 통해 "고소득자에 대한 세부담 감소 효과(5년 동안 1조7000억원)는 고배당기업 개인주주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에서 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 코스피, 대내외 훈풍에 4060선

한편, 코스피가 대내외적으로 불어온 훈풍에 이날 장중 4060선을 회복했다. 오전 11시 14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111.97포인트(2.83%) 오른 4065.73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38.11포인트(0.96%) 상승한 3991.87로 시작해 오름세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39억원, 5955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주 7조여원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던 외인은 이날 6거래일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은 6264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7365억원 매수 우위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추가 인하 추진 소식과 함께 미국 정부 셧다운 해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세에 속도가 붙었다. 이날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공화당이 오는 12월까지 만료 예정인 건강보험 보조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할 경우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이 정부 재개방에 합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에 대한 기대 속 KB금융(4.37%), 신한지주(2.71%), 하나금융지주(5.65%) 등 금융주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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