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연구원-트리플라잇, ‘2025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 6년째 발간

‘2025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 표지 이미지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제공]
‘2025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 표지 이미지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제공]

우니라라 국민들의 부정적 심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6일 사회적가치연구원(CSES)과 트리플라잇(주)에 따르면 사회적가치연구원(CSES)과 트리플라잇(주)은 ‘2025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는 국민 1000명 대상 사회문제 인식조사 결과(5월 전국 성인남녀 1000명 조사, 95% 신뢰수준, 오차 ±3.1%P)를 분석한 보고서로 올 해 6년째를 맞이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의 나석권 대표이사는 “2025년, 경제 지표가 회복되는 듯 보이지만, 사람들의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이들의 부정적 심리를 긍정적 심리로 바꿔줄 사회적 자본 확대가 절실하다”며 “기업의 경쟁력 역시 숫자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힘에서 나오므로 기존과 다른 영리한 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트리플라잇(주) 공동대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국민의 일상 속에 스며들면서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국민의 의지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고 기업의 경제적 성장을 더욱 기대하는 특징이 나타났다”며 “이러한 복합적 위기를 모두의 협력과 통합으로 해쳐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객관적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문제를 진단한 기존 연구들과는 달리, 이번 보고서는 사회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매년 꾸준히 살펴보고 이에 기반한 기업의 역할을 제안해 왔다는 점에서 연구자나 CSR, ESG 사업을 고민하는 기업, 비영리재단 실무자 등에게도 의미가 크다.

잠시 위기에 빠졌던 한국 경제가 2025년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한 번 얼어붙은 국민들의 마음은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의하면 경제, 사회, 삶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부정적 심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 이들의 마음, 신뢰 회복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의견이다.

2024년 2분기 한국의 GDP 경제 성장률은 –0.2%에서 2025년 같은 기간, 0.7%를 보이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를 통해 살펴본 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가 경제에 대한 평가가 2020년 5.13점(10점 만점)에서 2025년 3.88점으로 조사 이래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행복 수준도 2024년 6.54점(10점 만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2025년 6.34점으로 하락 추세로 전환했으며, 사회문제가 국민의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도 2020년 6.54점(10점 만점)에서 2025년 6.97점으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개인 행복 수준은 점수가 낮을수록 부정적, 사회문제가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은 점수가 높을수록 부정적).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도, ‘삶’도 불만족스럽고 ‘사회문제’까지 삶을 더 힘들게 한다고 인식하는 등 불안한 국민들의 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자신의 경제 수준을 비관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사회에 대한 불만이 높고 특정 사회문제에 편향되는 등 부정적 심리가 더 크게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중산층 비율이 59.3%인데 반해, 이번 조사에서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39.5%에 그쳤다. 자신의 경제, 사회적 계층을 실제 수준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또 눈여겨볼 만한 사항은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1명도 없다는 비율이 2024년 4.1%에서 2025년 9.8%로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국민 10명 중 1명은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경제 수준을 비관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문제는 경제 수준을 비관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사회에 대한 불만이 크고 자산의 삶과 직결되는 경제 문제 외에 환경 문제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는 것이다. 자신이 경제적으로 하위층에 속한다고 인식할수록 사회문제가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이 크다고 느끼며(7.06점/10점 vs 중산층 이상 6.48점), ‘소득 및 주거 불안’, ‘고용 및 노동 불안정’ 등의 ‘경제 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었다. 반면, 중산층 이상에 속한다고 인식하는 국민들은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자연재해’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었다.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1명도 없는 경우에도 사회문제가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이 크다고 인식(7.16점/10점 vs 6명 이상 6.79)하고 있으며, 이들은 특히, 경제 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었다. 즉, 삶이 여유롭고 행복한 사람은 환경 문제를 좀 더 강조하는 한편, 삶이 어렵고 외로운 사람은 상대적으로 경제 문제를 강조하는 경향을 보여, 국민들의 경제적, 심리적 상황에 따른 관점의 차이가 갈등의 불씨를 점화 시킬 가능성을 예고한다. 

실제 우리 사회의 갈등 수준에 대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수준이 4점 만점에 3.3점으로 매우 높았다. 특히, 이념의 차이로 인한 정치적 갈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정치적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비율 95.9%). 

동일한 현상을 다르게 인식하는 관점의 차이는 사람들 간의 갈등을 야기하고 공동의 노력을 요하는 사회문제 해결을 더디게 해 국민의 삶을 더 힘들게 하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국민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줄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민들조차 지난 6년 사이에 ‘세금, 투자, 기부, 봉사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2020년 62.7%에서 2025년 53.5%로 9.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불매운동, 책임 있는 소비 활동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실제 행동한 경험도 2020년 34.54%에서 2025년 22.96%로 6년 사이에 11.6%p가 감소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사회 개선을 위한 의지와 노력의 감소는 사회문제를 크게 키워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더 촉발시키는 등 부정적 심리를 확대시킬 수 있으므로 사람들 간의 신뢰, 유대감 형성, 공동체 정신 등의 함양을 통한 사회적 자본 강화가 요구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기업은 최근 본연의 역할인 ‘경제 성장’과 더불어 ‘사회문제 해결’까지 해야 하는 과중한 부담을 안고 있다. ‘경제 성장’과 ‘사회문제 해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기업이 기존에 해 오던 비즈니스 방식 혹은 사회문제 해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비즈니스는 새롭게, 사회문제 해결은 영리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시장의 흐름 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 역시 기업이 ‘성장’도 하면서 ‘ESG 관리’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2025년, 기업이 ‘성장’과 ‘ESG 관리’ 중 어떤 것을 우선해야 하는지 국민 1000명에게 물었을 때 응답자의 55.1%가 ‘ESG 관리 우선’을 선택했고 44.9%가 ‘성장 우선’을 선택했다. 의외로 기업의 ‘성장’을 우선시하는 인식은 ESG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더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이해도가 높은 집단에서는 그 비율이 53.5%인 반면, ESG 이해도가 낮은 집단에서는 그 비율이 30.9%로 20%p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는 ESG와 기업의 성장이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경제 성장’과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이중 압력(Dual Pressure) 상황에서 돈도 벌면서 사회문제도 해결하는, 보다 영리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처음으로 기업의 성장과 직결되는 사회문제 영역을 알려주는 지속가능성 맵(Sustainability Map)을 제안했다.

주요 산업별 30대 기업의 최근 2개년 지속가능보고서를 토대로 소셜 임팩트와 비즈니스 임팩트를 기준으로 한 4가지 영역을 제시했다.

쉽게 말해, 소셜 임팩트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면, 비즈니스 임팩트는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읽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지속가능성 맵의 4가지 영역을 차례로 소개하면, 먼저, 소셜 임팩트와 비즈니스 임팩트 모두 높은, 즉, 사회문제 해결로 경제 성장까지 가능한 영역을 제시할 수 있다. 이의 대표적인 예로 온실가스, 대체에너지 부족 등의 문제를 들 수 있으며,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 부분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소셜 임팩트는 낮지만 비즈니스 임팩트가 높은 영역을 제시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에너지 비효율, 자연재해, 다양성(성 격차) 등의 문제가 포함되며 이를 해결할 때 비즈니스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소셜 임팩트는 높지만 비즈니스 임팩트는 낮은 영역을 도출할 수 있다. 여기에는 결혼/출산/양육 시스템 부족, 저출생, 기후변화 대응 부족 등의 문제가 포함되며 이를 해결할 때 이해관계자 가치, 즉,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약자 차별, 직장내 괴롭힘, 자살 등과 같이, 소셜 임팩트와 비즈니스 임팩트 모두 낮지만 언제 수면 위로 떠오를지 모르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기업이 모든 사회문제를 다 해결하기 어려우니, 지속가능성 맵을 토대로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회문제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사람도, 기업도, 경제도, 사회도 성장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2025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는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홈페이지와 사회적가치 플랫폼 SV Hub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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