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이미지. [픽셀스 제공]
금 이미지. [픽셀스 제공]

극제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31.1034786g)당 4000달러(약 570만 원)를 돌파했다.

8일 국제 금시세에 따르면 이달 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이 트로이온스(약 31.1g)당 4004.4달러에 마감했다. 사상 처음으로 4000달러를 돌파한 셈이다. 

올해 국제 금값은 52%나 뛰었다. 지난 1979년 2차 오일 쇼크(석유 파동) 때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글로벌 금융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8일 오전 10시 55분경 트로이온스당 4000.11달러였다. 오후 5시경에는 4039.91달러까지 치솟았다. 금 현물의 트로이온스당 가격은 올해 3월 3000달러를 돌파한 뒤 7개월 만에 4000달러를 돌파한 기록이다. 

금값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1000달러를 넘긴 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엔 2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1000달러에서 2000달러의 벽을 넘기는 데는 12년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3000달러를 넘기는 데 5년이 걸렸고 4000달러 돌파에 걸린 시간은 7개월이 소요됐다.

금 가격이 급등하자 한국 금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 KRX 금시장의 금 현물 가격은 1g당 19만131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1일 종가(15만6840원) 대비 22% 올랐다. 장중에는 20만3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 20만원을 넘기도 했다. 

국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자금이 몰렸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간 국내 금 현물에 투자하는 ‘ACE KRX 금 현물’과 ‘TIGER KRX 금 현물’을 각각 2340억 원, 186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금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올해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불거진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폭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에 불을 지피면서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몰리게 된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에도 금을 사들이며 11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 중이다.

이달 1일 시작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도 불확실성을 키운 요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도 금값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가 더 인하되면 ‘약달러’가 불가피해 상대적으로 다른 자산 가격이 뛰게 마련이다. 더욱이 미국 국채 등 다른 전통적인 안전자산이 매력을 잃으면서 금값 상승을 자극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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