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이슈] "우리도 피해자" DI동일, '슈퍼리치 주가조작 사건' 연루소식에 '下'

DI동일 주가가 23일 슈퍼리치 1000억원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소식에 하한가로 직행 후 마감했다.

주식시장에 따르면 이날 DI동일 주가는 가격제한폭(29.88%)까지 급락한 2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합병원, 대형학원 운영자 등 슈퍼리치와 유명 사모펀드 전직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등 금융 전문가들이 1000억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주가 조작을 벌인 종목이 DI동일이라는 보도가 나온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DI동일은 이날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언론이 DI동일이 피해기업으로 확인됐다는 기사를 올렸다"며 "당사가 피해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당사는 해당 사건과 무관하며 불법 세력의 주가 조작과 관련한 피해자임을 명확히 밝힌다"고 밝혔다.

또한 "당사는 주주의 소중한 권익 보호와 시장의 건전한 질서를 위해 관계 당국의 조사와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협조할 것"이라면서 "당국의 엄정한 조사를 통해 사건이 명명백백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함께 운영하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단장 이승우)'은 이날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은밀하게 주가를 조작해 4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해 온 대형 작전세력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종합병원, 대형학원 등을 운영하는 이른바 '초고액 자산가'들과 유명 사모펀드 전직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등 금융 전문가가 짜고, 수십 개의 계좌로 분산 매매하여 감시망을 교묘하게 회피하면서 수 만회에 달하는 고가의 가장통정매매 등을 통해 장기간 조직적으로 시세를 조종해 온 사건으로 밝혀졌다.

이에 증권선물위원회(위원장 권대영)는 이날 주가조작에 이용된 수십개의 계좌에 대해 자본시장법에 따른 '지급정지 조치'를 최초로 시행하고, 합동대응단은 혐의자들의 자택, 사무실 등 10여개 장소에 대해 전방위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응단은 지급정지 및 압수수색 등을 동시에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사건 현장 증거를 확보한 한편, 주가조작 행위를 중단시켜 투자자 피해 확산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작전세력이 편취한 부당이득을 남김없이 환수할 수 있는 선제적인 조치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금감원이 시장감시 과정에서 처음으로 징후를 포착한 뒤 합동대응단에서 기관 간 긴밀한 공조 조사를 진행해 온 사건으로, 대응단은 향후 압수수색 결과를 바탕으로 신속히 조사를 마무리해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이들이 취득한 불법재산에 대해 과징금 부과(최대2배) 등을 통해 철저히 환수해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해 무관용 조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자본시장법에 도입된 금융투자상품 거래 및 임원선임 제한 등의 신규 행정제재도 적극 활용해 불공정거래 행위자를 우리 자본시장에서 퇴출(원스트라이크 아웃)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적발된 일당들은 평소 일별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정하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자금, 금융회사 대출금 등을 동원해 1000억원 이상 시세조종 자금을 조달해 유통물량 상당수를 확보한 뒤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혐의자 매수주문량은 시장 전체의 약 1/3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시장 지배력을 늘린 뒤 고가매수, 허수매수, 시·종가관여 등 다양한 시세조종 주문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꾸준한 주가 상승세를 만들어 투자자를 유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당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대량 주식으로 매매를 주도하면서 수 만회에 이르는 가장·통정매매 주문을 낸 뒤 단기간 내 체결하는 수법으로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속였고, 금융당국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계좌 수십 개로 분산 매매하는 등 자금흐름을 은폐하는 계회성과 치밀성마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