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합의안 부결 57일 만에 재합의… 기본급 2000원 추가 인상
HD현대미포 합병 축하금 120만원 별도 지급, 고용 안정 협약도 체결
19일 조합원 찬반 투표 진행… 파업 참여율 10% 미달로 동력 약화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9/233292_241591_2816.jpg)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월 기본급 13만5000원 인상과 격려금 520만원 지급 등을 담은 2차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이른 아침부터 교섭을 재개, 2025년 임금 교섭 2차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 7월 22일 1차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반대 63.8%로 부결된 지 57일 만이다.
이번 2차 잠정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월 기본급 13만5000원 인상 ▲격려금 520만원 ▲특별 인센티브 지급 ▲HD현대미포 합병 재도약 축하금 120만원 ▲고용 안정, 상생 협약 체결 등이다. 이 밖에도 신규 인력 채용 노력, 노사 공동 협의체 운영, 우수 근로자 해외 연수 등 제도 개선에도 뜻을 모았다.
1차 합의안과 비교하면 기본급이 2000원 추가 인상됐고, HD현대미포와의 합병에 맞춰 조합원 1인당 120만원의 합병 축하금이 새롭게 포함됐다. 앞서 노사는 지난 7월 18일 기본급 13만3000원 인상, 격려금 520만원, 특별금,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첫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같은 달 22일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선 1인당 평균 3000만원에 가까운 파격적인 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백호선 노조지부장이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9/233292_241592_293.jpg)
1차 합의안 부결 이후 노사 교섭은 난항을 겪었다. 추가 임금 인상 규모와 방식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데다 HD현대미포 합병에 따른 직무 전환 배치 문제, 싱가포르 법인 설립 이후 이익 배분 문제 등 신규 쟁점도 발생하며 교섭이 지지부진했다.
교섭이 난항을 겪자 백호선 노조지부장은 지난 10일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시작했고, 노조는 11일부터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다만 파업 동력은 예상보다 강하지 못했다. 조합원 파업 참여율이 10%에 미치지 못했고, 파업의 정당성과 비용을 두고 내부 갈등도 격화됐다. 12일 예정됐던 서울 상경 투쟁도 취소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노사는 조선업 호황기와 한미 조선 협력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측은 실무 협의와 교섭을 지속했고, 17일 2차 잠정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두 번째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회사의 역대 최고 제시와 동종사 대비 최고 수준"이라며 "이번 합의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역 사회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오는 19일 조합원 총회에서 이번 2차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