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통해 "우리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
이민당국 체포·구금 7일만…한국시간 12일 오후 도착 전망
트럼프의 '석방후 美잔류 권유'로 사태 급반전
한미, 비자 개선 실무협의도 착수
![미국 조지아주에서 구금된 직원들의 신속하고 안전한 석방을 위해 김기수 CHO(최고인사책임자)가 현지로 출국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9/232981_241135_541.jpg)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구금됐던 직원과 협력사 관계자들의 귀국을 앞두고 이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일로 여러 어려움을 겪은 분들의 고통을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안전하게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하고,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건강한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고 사업적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일로 인해 구성원 및 협력사, 그리고 가족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구금된 분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고, 한국과 미국 현장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힘써 준 한국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례적으로 신속한 석방 조치뿐만 아니라, 재입국 시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등 여러 우려까지 세심하게 해소해 준 점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구금됐던 인력 330명이 탑승하는 전세기에서 일등석(2석)과 비즈니스석(48석)은 구금 중 건강 상태가 악화하거나, 의료적 처치·관찰이 필요한 인원 등에 배정할 방침이다. 일부 일등석(4석)은 '집중치료석'으로 마련해 의료진 판단에 따라 좌석 배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일반 구금자 및 기타 관계자는 이코노미석에 탑승한다. 특히 모든 좌석에 비즈니스 클래스용 어메니티 키트를 제공하고, 충전 케이블·마스크 등도 별도 제공한다.
한국에 도착한 후 자택 이동도 지원한다. LG에너지솔루션·설비 협력사 소속 희망자 전원에게 운전기사를 포함해 개별적으로 차량을 제공한다. 이들 차량은 가족을 픽업해 공항으로 이동하고 자택으로 복귀하는 전 과정을 지원한다.
아울러 이들 전원에 LG에너지솔루션 담당자를 1명씩 배정해 맞춤형 케어를 진행한다. 해외 국적자는 숙소 및 자국 복귀 항공권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美 이민당국이 공개한 현대차-LG엔솔 이민단속 현장. [ICE 영상 캡처]](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9/232981_241136_5440.jpg)
한편, 이날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300여명이 전격 석방됐다. 이들은 오전 1시 20분(한국시간 11일 오후 2시 20분)부터 우리 정부가 준비한 전용기로 가기 위해 버스에 탑승을 시작했다.
조지아주 남부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구금됐던 이들은 일반 버스 8대에 나눠 타고 대한항공 전세기가 대기하고 있는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구금시설에서 애틀란타 국제공항까지 거리는 약 430㎞, 차량으로 약 4시간 30분 거리다.
이들의 석방은 지난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인 기습 단속으로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된 지 7일 만이다.
전세기는 현지 시간 11일 정오(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경에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한국시간 12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 전세기에는 한국인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 등 미 이민당국에 구금됐던 총 330명이 탑승할 예정이다. 구금자 중 한국인 1명은 미국 내 잔류를 희망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애틀랜타에 도착해 석방 관련 실무 소통을 진행했던 박윤주 외교부 1차관도 전세기에 함께 탑승해 돌아올 예정이다.
이들은 애초 지난 10일 새벽 구금시설에서 나와 같은 날 오후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9일 밤 미 정부가 갑작스럽게 일방적으로 귀국 절차를 중단하면서 일정이 하루 지연돼 이들의 조속한 귀국을 기다리는 이들을 애타게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을 주제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시각으로 이날 오후 3시에 국민들이 구금 시설에서 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비행기는 내일 새벽 1시쯤 이륙해서 오후쯤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이 미국 재입국 등과 관련해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들의 출국 형태는 미 이민법상 '자진 출국'(Voluntary Departure)이다. 최악의 상황인 '추방 명령'(Deportation Order)은 피한 것이다.
자진 출국하는 한국 근로자 중 일부는 이번 단속으로 중단된 공장 건설 등을 재개하기 위해 미국 재입국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때 입국에 제한받을지를 놓고 한미 외교당국은 전날까지 협상을 벌였다.
협상 결과는 일단 긍정적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백악관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만나 이들의 미국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루비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답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보증 아래 한국 근로자들의 미국 재입국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근로자들의 석방을 잠시 보류하면서 그 이유로 '숙련된 한국 인력'이 귀국하지 말고 미국에서 계속 일하면서 현지 인력을 교육·훈련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국민이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서 계속 일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불이익이 없게 해주겠다는 것과 (의미가) 같다고 저희는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기업 근로자들의 미국 입국과 관련해 한미 양국은 비자 발급 개선을 위한 실무 협의에 착수했다. HL-GA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이미 미국에 짓고 있는 생산시설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추후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방지해야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대미 투자도 순조로울 수 있다는 데 양측이 공감한 결과다. 앞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민 정책 총괄인 국토안보부와 투자 유치 담당인 상무부가 공동 대응하고 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