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산업 규제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반도체 장비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중국의 올해 반도체 장비 내재화율이 50%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 양국 간의 규제가 더욱 더 심화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레거시(구형) 장비 유통 점유율 20%를 기록하고 있는 서플러스글로벌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외신보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장비 내재화율은 지난해 기준 20% 안팎인 것으로 집계된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가 한층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부터는 90%에 육박한 레거시 반도체 장비 자급률과 연구개발(R&D) 투자에 따른 첨단 공정 기술 개발로 내재화율이 최대 50%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심화하고 있는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이다. 첨단 반도체 장비 규제로 공정 장비 수급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ASML과 어플라이드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들도 지난해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의 반도체 산업 규제로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올해 10%포인트(P) 안팎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 기업의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은 지난해 최대 50%에 육박한 상태다.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도 수요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내수 시장과 정부의 산업 육성 지원금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금까지 1기 1387억위안, 2기 2042억위안, 3기 3440억위안 등 총 6869억위안(약 136조 5625억원)의 자본금을 모았다. 이중 3기에 조성된 자본금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등을 육성하는 데 집중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테크뉴스 등 현지 IT 매체는 자급률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구형 반도체 자급률은 75~90%에 이르지만 아직까지 첨단 공정 분야에서는 글로벌 장비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28㎚(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상의 공정 장비는 현재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의 제품으로 대부분 생산 가능하지만, 14㎚ 이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장비와 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산 장비는 자급률이 30% 미만이라고 했다.
이와같이 미국의 첨단공정장비 규제에 따라 중국이 레거시 장비를 도입해 내재화율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서플러스글로벌의 중국 내 장비 공급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전 세계 반도체장비 5대 업체가 60% 정도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 하나가 서플러스글로벌이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세계 50여개 국 6000개 이상 고객사에 약 6만 대 이상의 중고 반도체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레거시 반도체 장비 업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현재 단순 반도체 중고장비를 판매하는 기업에서 데이터로 글로벌 레거시 반도체 생태계를 혁신하는 기업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리펍회사가 1000개, 한국에만 300개 있는데 대부분 제한적으로 거래 업체가 정해 있고 제공하는 서비스가 제한되어 있는 만큼, 서플러스글로벌은 글로벌로 통합해 레거시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할 AI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중고 반도체 장비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파츠 공급망도 재구축하고 니치마켓에서 역할을 잘한다면 반도체 레거시 생태계에서 선두주자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다.
서플러스글로벌은 기존 2만1000평 규모의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인근에 1만2000평 규모의 '세미마켓 파츠몰(SemiMarket Parts Mall)'을 건설하고 있다. 5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이 시설에서는 부품 보관과 전시는 물론 장비 해체를 통한 부품 재활용, 리펍(Refurbishment)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부품 제조사와 유통사 요청에 따라 신규 부품과 소모품으로 사업 품목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미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사 및 다수의 반도체 부품 기업들과 입점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참여 기업들은 세미마켓을 통해 판매, 보관뿐만 아니라 수리, 포장, 물류 서비스까지 원스톱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세미마켓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는 수리 솔루션 강화에 있다. 서플러스글로벌 계열사인 이큐글로벌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부품 RF와 PCB 수리 기업으로, 100여명 전문가가 한국, 싱가포르, 중국에서 수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24년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미마켓 고객들에게 더욱 다양한 고품질의 수리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러한 기술력으로 레거시 생태계에서 확장중인 서플러스글로벌이 미국의 중국 첨단공정장비 수출 통제와 규제에 따라 중국 내 입지를 더욱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