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심리적 저항 마지노선 1400→1450원 상승 우려
외환보유액도 추가 감소 우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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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 이후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한 고(高)환율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마지 노선이였던 1400원 저항선도 밀려난 지 벌써 8일째다. 이처럼 계엄령 사태가 일주일 지났지만 여전히 정국 불안이 해소되지 못한 안갯 속 상황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계엄령 사태로 인해 최근 평균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 1450원 이상까지 도달하면서 외환 당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계엄 사태 전에는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1400원만 넘어도 외환 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전 기준 하나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43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1400원 돌파한 것은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8일 연속 지속되고 있다. 

은행업계에선 자칫하면 환율이 1400원대 저항선을 뚫어 1500원대로 치 닫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각에서는 환율이 1500원대로 올라설 경우 외환당국이 고환율 방어를 하는 과정에서 외환보유액이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외환 리스크도 제기하고 있다.

◇ 1400원대 환율 고착화 조짐

이날 오전 기준 환율은 약 1431.50원으로 전날대비 4원(0.28%) 감소로 거래되고 있다. 벌써 환율이 8일 연속 1400원대를 돌파한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1400원대로 고착화 된 거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조만간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는 지난 1997~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외에는 겪어본 적 없는 비경제적인 정치적 위기의 고환율로 통한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환율은 1450원 정도를 상단으로 봤는데 이번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1450원을 조금 더 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현재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100배 이상 많은 외화보유액으로 탄탄한 경제 기초 체력(펀더멘탈)을 갖추고는 있다.

다만 이번 계엄령 사태로 현직 대통령의 사상 초유의 리더십 부재가 한국 경제의 단기적 치명타를 입혔다는 점은 현재로선 분명하다.

정국 불안 장기화로 극단적인 고환율 상황이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연구원은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더 위축될 수 있다"며 "수출 업체는 고환율이 채산성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수입 업체의 비용 상승을 유발해 긍정적인 효과는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면, 경제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외환보유액 대폭 감소 가능성

환율이 더욱 상승할 경우 외환당국이 적극 시장 개입에 나설 경우 외환보유액이 대폭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153억9000만 달러(약 595조원)로 집계됐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2021년 10월 4692억1000만 달러(약 672조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이후 3년 동안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22년 5월 이후 지난달 말까지 300억 달러 이상 외환보유액이 줄었다.

이로 인해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해 고심하고 있다. 특히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처 계획)을 가동할 예정이지만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방어가 가능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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