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 통과 시 그룹 운영·기업가치에 큰 훼손이 생길 것"
ISS·글래스루이스도 "한미 3자 연합 주주제안 반대"

한미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제공]
한미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제공]

한미사이언스(대표이사 임종훈) 측이 오는 28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3자 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이 제안한 안건이 전부 통과될 경우 모든 가족이 사내이사를 맡아 3자 연합이 강조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역행된다는 지적을 내놨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글로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역시 최근 3자 연합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일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회사의 사내이사는 송영숙, 임종윤, 임종훈 3인으로 창업주 가족만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데 3자 연합이 제안한 안건이 통과되는 경우 임주현이 추가되어 송영숙, 임주현, 임종윤, 임종훈 창업주 가족 4명 전원이 사내이사가 된다"며 "이처럼 사내이사 구성이 창업주 가족 3명에서 창업주 가족 4명 전원으로 바뀌는 것이 어떻게 3자 연합이 내세우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볼 수 있는가"라고 상대 측 안건의 허점을 꼬집었다.

대표이사의 경우에도 사내이사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안건이 통과되면 송영숙이나 임주현이 대표이사를 하게 될 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이다. 이 역시 3자 연합이 강조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와는 역시 거리가 멀다. 회사 관계자는 "게다가 사외이사 비중이 44.4%에서 36.4%로 줄어 이사회 독립성이 손상된다"며 "현 이사회 구성 이후 8개월만에 이사회 주도권이 다시 바뀌면 조직 쇄신이라는 명분 아래 정기 주주총회 이전으로 회귀하면서 기업의 경영 지속성이 악화되고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한미그룹 임주현 부회장. [한미그룹 제공]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한미그룹 임주현 부회장. [한미그룹 제공]

특히 지주사로서 주요 계열사들의 회계, 재무, 법무, 인사, IR, IT 등 핵심 업무를 대신해온 한미사이언스의 내부 혼란이 계속된다면 한미그룹 전체의 사업 분야에 큰 타격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바이오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련 산업의 특성상 현 경영진이 경영에 나선지 8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사업 실적을 논함은 시기상조"라며 "3자 연합은 현 경영진의 사업 실적, 지배구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자 연합의 목표는 결국 스스로를 모두 이사회에 입성하는 것으로 보이며, 거버넌스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자기모순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한편,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이사 9명을 두고 있어 다른 기업 대비 규모가 작지 않다. 11명으로 이사를 늘려야 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내세운 3자 연합 측이 임주현, 신동국을 이사 후보로 내세운 것도 비판의 대상이다. 아울러 한미사이언스 감사위원회는 감사위원 3명 전원이 3자 연합 측 인사로 되어 있어 대표이사에 대한 견제는 이미 충분한 상황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최근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들이 유사한 취지에서 3자 연합의 주주제안에 반대 의견을 권고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자문사인 ISS 역시도 3자 연합 제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권고하면서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이자 주요주주인 3자 연합이 이사회에 직접 입성하는 것은 그들이 주장하는 거버넌스 개선에 모순되며 3자연합이 제시한 성장 전략은 현 경영진이 발표한 성장 전략의 내용과 너무 유사함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관계자는 "3자 연합은 겉으로는 사업 실적 개선이니, 지배구조 개선이니 주장하며 자신들을 지지해달라고 하지만, 회사의 성장 전략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이고 진지한 고민도 없으며 최대주주인 자신들이 어떻게 이사회를 장악하고 한미그룹의 경영을 직접 지배할지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있다"며 "주주들이 3자 연합의 표리부동함을 간파해내 현명한 결정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