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 매물로 금융주 약세…NIMㆍ대출성장률 부진 전망
증권가 "코스피 대비 강세 기조 이어갈 것"
지속적인 주주환원율 확대ㆍ밸류에이션 개선 주목

(사진 왼쪽부터) KB금융그룹 본사 건물 전경, 하나금융지주 본사 건물 전경. [KB금융그룹, 하나금융지주 제공]
(사진 왼쪽부터) KB금융그룹 본사 건물 전경, 하나금융지주 본사 건물 전경. [KB금융그룹, 하나금융지주 제공]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에도 불구하고 금융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어 밸류업 공시가 마무리되면서 관련 모멘텀이 소강상태에 진입한데다 내년 은행NIM과 대출성장률 모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금융업종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를 투자유망종목으로 꼽았다.

12일 코스피 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0.65% 내린 6만1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어 △신한지주(-1.24%) △메리츠금융(-1.14%) △DB금융(-2.71%) 등 금융주가 일제히 동반 하락 마감했다.

이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크게 상승하자 글로벌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금융주는 2.3%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 0.7% 대비 초과상승한 바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시아계 외국인 자금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고 있는 양상으로 보인다"며 "밸류업 공시가 마무리되면서 내년 2월 결산 시점에서의 주주환원율 확대 현상 확인 전까지는 관련 모멘텀이 소강상태에 진입할 수 밖에 없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내년 금리와 실질GDP, 물가지수가 모두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 NIM(순이자마진)과 대출성장률 모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금융지주 5사 합산 지배순이익은 19조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NIM 하락과 제한적인 대출 성장 때문에 순이자이익도 전년 대비 0.7% 감소한 49조원으로 추정됐다. 

금융지주 5사(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기업)의 내년 NIM은 전년 대비 6~12bp하락할 전망이다. 합산 대출 성장률도 전년 대비 2.2% 하락한 4.7%을 기록하며 하향 평준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각 금융지주들의 중장기 RWA 증가율 목표는 4~6%이며, 비은행 RWA(위험가중자산) 증분까지 감안할 경우 은행의 대출 자산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 탓이다. 아울러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지속 △시장금리 하락과 크레딧 시장 회복에 따른 대기업 대출 수요 감소 △지난해보다 낮아진 GDP 성장률과 물가인상률 전망 △금융지주들의 RWA 관리 의지에 따른 보수적 대출 태도 영향도 더해졌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의 순이자이익이 오는 2026년에도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지주의 중장기 실적은 비이자이익과 대손충당금 개선 여부가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금융 초점 이미지. [파이낸셜포스트 DB]
금융 초점 이미지. [파이낸셜포스트 DB]

이로 인해 금융업종이 올해보다 강세폭은 축소되겠지만, 내년에도 코스피 대비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주도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은행주의 매력이 크게 약화될 공산은 크지 않다"며 "시가총액 비중이 큰 업종 중에서 주도주가 새로 나오지 않는다면 모멘텀 소강상태 하에서도 금융주가 코스피를 초과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도 "금융지주의 순이자이익 부진을 비이자이익으로 상당부분 상쇄 가능하고, 이익 성장 대비 높은 주주환원 규모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익 증가율 대비 높은 주주환원 규모 증가를 통해 이익 증가율 둔화 우려를 일정 수준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시작된 잠재 리스크 완화가 내년 실적을 통해 확인되면서 밸류에이션(Valuation) 할인요인이 축소될 것"이라며 "금리 하락 기조 속에서 물가와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구간이라는 점에서 금융업종의 안정적인 이익 흐름은 상대적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향후 지속적인 주주환원율 확대와 밸류에이션 개선에 주목해 KB금융과 하나금융을 투자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정 연구원은 "금융주가 여전히 살 만한 주식"이라며 "자사주 매입ㆍ소각이 지속될 수록 주식 수 감소로 주당 가치 개선폭이 가파르게 확대 중인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B금융이 은행주 대표 종목으로서 상징성이 있고, CET1이 13.8%로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아 주주환원 여력도 높다"며 "주요 금융지주 중 실적의 비은행 비중이 가장 많아 향후 금리 하락 국면에서 높은 이익 안정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금융에 대해서는 "자본비율 상위 3사 중 PBR이 가장 낮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며 "PBR이 낮은 만큼 자사주 매입ㆍ소각의 BPS 개선 효과도 가장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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