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약품 경영권 2026년 3월 완전 확보"
"5년 내 그룹 전체 이익 1조원대 목표·전략 공개"
"‘책임경영’ 펼쳐 임직원·이사회·주주 신임 받을 것"
임시주총 앞두고 재단 공정한 의결권 행사 촉구

한미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제공]
한미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제공]

한미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가 오는 28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결과를 자신하며 그룹 경영권을 빼앗기지 않고 현행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결과와 관계없이 저를 중심으로 하는 경영체제가 지속할 것"이라며 "제3자나 기타 세력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닌 지난 3월 주총을 통해 주주들의 선택을 받았고 현재 이사회에서 신임을 받고 있는 저를 중심으로 현행 체제가 계속된다는 의미"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와 더불어 임 대표는 오는 2026년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등 지주사와 핵심계열사 이사회도 장악해 그룹 경영 전반을 지배해, 한미약품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새로운 전략 방향의 키워드로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과 ‘다각화’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한미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그룹 이익을 1조원대로 키울 계획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내년·내후년 정기 주주총회를 거치며 임종훈 대표의 경영권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개최될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은 불가능하며, 만약 이사진이 5대5 동수로 재편돼도 임종훈 대표이사 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오는 12월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41.4%의 지분을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이사진 재편을 통한 새 리더십 구축이 가능해진다. 

(왼쪽부터) 한미사이언스 경영지원 김영호 상무, 한미그룹 브랜드본부장 로이스김 부사장,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 사업부문 박준석 부사장,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이사, 한미사이언스 노용갑 부회장,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이사, 한미정밀화학 장영길 대표이사, JVM 이동환 대표이사. [한미사이언스 제공]
(왼쪽부터) 한미사이언스 경영지원 김영호 상무, 한미그룹 브랜드본부장 로이스김 부사장,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 사업부문 박준석 부사장,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이사, 한미사이언스 노용갑 부회장,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이사, 한미정밀화학 장영길 대표이사, JVM 이동환 대표이사. [한미사이언스 제공]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내년 3월 정기 주총 때 ▲3자 연합측 이사진으로 분류되는 3명의 이사진 임기가 만료되고 ▲2026년 3월 주총 때 송영숙 회장의 임기가 만료돼 임종훈 대표 측을 지지하는 이사진 진입이 가능해져 지주사 지배력은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의 경우 현재 임종훈 대표 측 이사진이 숫자 측면에서 불리한 구조이지만 ▲내년 3월 정기 주총 때 3자 연합 측 1명의 임기 만료 ▲2026년 3월, 5명의 이사진이 한꺼번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임종훈 대표 측 이사 기용이 가능해져 한미약품의 이사회까지 주도하게 돼 이사회를 통한 경영 안정화의 큰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다만 2027년 정기 주총 때 한미사이언스는 임종훈 대표를 비롯한 4인과 한미약품 3인의 이사진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등 그룹 경영권 장악 기간 내 임 대표의 경영 능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그룹사 전 임직원을 비롯해 이사회와 주주들의 선택을 받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임종훈 대표는 이날 한미그룹의 도약을 위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은 그간 고수했던 한미만의 성공 방정식에 적극적인 인수·합병(M&A), 투자·제휴 등 외적(inorganic) 성장 동력을 추가하는 것이다. 날로 치열해지는 외부 환경을 고려했을 때 자체적인 연구·개발과 역량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아울러 신규 치료영억(Therapeutic Area) 확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유망 혁신 기술과 물질 선점, 헬스케어 밸류체인 사업 다각화, 제약 원료 CDMO 사업 확대, 온라인팜의 유통 역량 강화 등의 그룹 전반의 세부 전략 과제들을 포함했다.

이를 위해 우선 한미그룹 내 제약 부문이 보유하지 않았고 성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정신 질환·신경계 관련 기업 인수·합병으로 기존 보유 품목들과 시너지를 창줄한다. 정신질환계 치료약의 경우 시장 규모가 1조3900억원으로 추정되며, 장기 투약 필요성과 함께 기존 한미의 개량신약 개발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연관해 신경계 분야 시장 규모도 1조1959억원에 달하는 등 신규 신약 개발 기회가 존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그룹사 전반의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R&D 역량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취할 계획이다. 주요 혁신 신약 개발 영역은 '비만·대사(Obesity/Metabolism)', ‘항암(Oncology)', ‘희귀질환(Rare Diseases)', ‘신규 플랫폼(Modality)' 등 총 4가지 분야로 자체 연구·개발과 함께 투자를 통한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약 20~30여개의 혁신 바이오테크 기업들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의 유망한 혁신 기술∙물질을 선점할 계획이다. 내부의 역량에만 의지해서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또한 '헬스케어 밸류체인 사업 다각화' 전략도 펼친다. 국내외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의료기기 분야 시장 내 수술 중 지혈 혁신, 조직봉합·유착방지 주력 분야에서 동반 진단과 바이오마커 수술용 로봇을 비롯해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로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치료 중심의 제약 영역 외 컨슈머 헬스 영역으로 진출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화장품, 퍼스널케어 제품 등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다각화함으로써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그룹의 중장기 전략 달성을 위해 최대 8000억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약업에 대한 이해가 있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투자자가 있다면 언제든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한미약품의 지분 구조는 현재 한미사이언스가 41.419%를 보유해 압도적 최대 주주이며, 9.99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2대 주주다. 3자 연합이 보유한 지분은 9.141%에 불과하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조는 현재 ▲임종훈 대표 측의 지분이 25.6% ▲송영숙 회장 등 3자연합 측 지분이 33.78% ▲친인척으로 분류되는 지분이 3.10%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이 8.09% ▲국민연금이 5.89%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임종훈 대표는 "28일 임시 주총에서 그룹 내 가현문화재단, 임성기재단이 공정하고 중립적인 의결권 행사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가용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재단이 본래의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재단이 한미사이언스를 비롯한 각 계열사들의 기부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한쪽에 치우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임 대표는 ‘재단의 공정하고 중립적인 의사결정과 함께 현행대로 한미사이언스 중심의 그룹경영을 펼치는 것이 가족의 화합과 관계를 봉합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도 "외부 세력에 의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상황에서 사회적 기여와 가족 화합을 위해 설립된 공익 재단이 가족의 화합을 저해하는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은 법적, 정서적으로 문제가 심각하다"며 "재단의 설립 또한 오너가족의 공동 출연으로 가능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임 대표는 "현재의 분란을 해소하려면 가족의 화합이 필요하고 한국 제약산업과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서도 제3자의 개입은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며 "절박한 경쟁환경 속에서 기업의 미래가 아닌 사익을 위해 비 전문가가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회사를 망치고, 똘똘 뭉쳐야 할 직원들까지 편을 나누게 하고, 소중한 인재들이 지쳐 떠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임 대표는 "편을 갈라 앞잡이 역할을 하고, 사익을 취하는 무리는 모두 곧 회사를 떠나야 할 것"이라며 "저는 끝까지 아버지, 선대회장님의 회사를 온전히 지키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임직원, 이사회, 주주들의 신임을 받는 책임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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