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만8000원까지 올라…시총 순위 40위권→14위
공개매수 종료된 영풍정밀도 19% 급등
![22일 오전 박 대표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종결을 하루 앞두고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MBK 연합이 자신들의 공개매수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보다 일찍 완료된다는 점을 악용해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투자자와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방법으로 소송 절차를 남용하고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공동사진취재단]](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0/214801_218959_1543.jpg)
자사주 공개매수가 마무리된 고려아연의 주가가 폭등하며 장중 110만원을 넘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고려아연이 주가가 100만 원이 넘는 '황제주'에 등극한 까닭은 공개매수는 종료 후에도 지분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오전 11시6분 기준 고려아연은 전일 대비 26만2000원(29.91%) 오른 130만800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장 초반 소폭 하락했으나 바로 반등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고려아연은 전장보다 낮은 85만7,000원에 장을 시작했으나 직후 빠르게 우상향하며 100만원선을 돌파했다. 기존에 코스피 시장에서 황제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했다. 코스피 시장 내 시가총액 순위도 전날 40위권에서 이날 14위로 단번에 올라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공개매수 청약율에 따라 향후 양측의 장내매수 '후반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전날 고려아연 측의 공개매수가를 밑도는 87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이 취득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고, 매수 직후 소각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최윤범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베인캐피털을 통해 얻은 우호 지분 최대 2.5%다.
우호 지분을 포함한 최 회장 측 지분율은 33.99%로, 공개매수 결과를 포함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영풍·MBK 연합(38.47%)보다 지분율이 4.48%포인트 낮다. 지난 14일 공개매수를 먼저 끝낸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지분 5.34%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38.47%로 높였기 때문이다.
![최윤범 회장이 2일 처음 연 기자회견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맞서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고려아연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10/214801_218960_163.jpg)
최 회장 측이 베인캐피털과 함께 한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더하면 최 회장 측의 지분율은 최대 36.49%로 높아져 영풍·MBK 연합과의 차이는 2%포인트 안쪽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의 계획대로 공개매수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전체 주식 모수가 줄어들면서 양측의 지분은 동시에 높아지게 된다.
이제 경영권 분쟁은 다음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 고려아연은 시중에 유통된 물량을 사들이는 것을 검토하고, 우군 확보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MBK·영풍 연합도 장내 매집뿐 아니라 임시 주주총회 소집과 이사 선임 등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윤범 회장은 재계 인맥을 총동원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자사주 교환, 제3자 유상증자 등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기존 주주인 한화·현대차·LG그룹·트라피구라 등을 확실한 우군으로 만드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최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최 회장이 회동한 것도 협업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한 자리로 분석된다.
아울러 우군으로 꼽히는 글로벌 기업 트라피구라의 제레미 위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리처드 홀텀 이사 겸 차기 CEO 등이 다음 달 방한해 최 회장과 회동한다. 막대한 자본력·영향력을 지닌 트라피구라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에 맞서 경영권 수성에 나선 최 회장 측 '백기사'로 나서며 적극적인 역할을 약속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트라피구라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 중개 회사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액 규모가 약 335조원(2443억 달러)에 달한다. 고려아연과는 원료 구매 등 비즈니스 영역에서 오랜 시간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고려아연의 자사주를 2000억원에 매입하며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현재 고려아연 지분 1.49%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라피구라를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한다. 이번 방한 기간에 양측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한다. 구체적으로 자사주 매입이나 지분 교환, 주식 장내 매수 등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공개매수 종료 후 하락세를 보이던 영풍정밀도 전일 대비 5350원(26.75%) 오른 2만5300원에 거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