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국내 시장 투심 하락
개별 산업의 기회 요인에 집중…화학ㆍ철강ㆍ은행ㆍ헬스케어 주목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원들이 인천 송도 본사 연구실에서 공정 연구를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원들이 인천 송도 본사 연구실에서 공정 연구를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한국은행이 4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대두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국내 시장에서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달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기준금리 0.05%p 인하)'에도 경기침체 우려가 불식되지 못하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0.2%로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어 고용지표도 악화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각 주정부에 실업수당을 처음으로 신청한 실직자 수가 직전 주에 비해 3만3000명 증가한 25만8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14개월 전인 지난해 8월 초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LS증권은 보고서에서 "미국이 제조업 재고 조정 사이클 마무리와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 회복과 관련한 뚜렷한 증거가 아직 발견되지는 않고 있다"며 "시장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 추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주 국내 증시는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1일 전 거래일보다 0.09% 하락한 2596.9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0.58% 내린 770.98에 장을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주 미국의 생산ㆍ소비ㆍ부동산 관련 경제지표 발표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최근 지표들의 불안정성이 이번주에도 지속될지 여부다.

아울러 미국발(發) 인공지능(AI) 모멘텀과 중국 경기부양책에 관심을 가져야하고, 매크로 변수보다는 개별 산업ㆍ기업 단에서의 기회 요인에 집중해야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화학 △철강 △은행 △증권 △헬스케어 업종에 투자 매력도가 존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이번주 삼성바이오로직스, 코스메카코리아, 비올에 주목하라고 제안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관해서는 "4공장 18만리터(L) 시설의 매출 인식이 시작될 예정이고, 5공장도 내년 1분기부터 가동 목표로 건설 중"이라며 "미국 의회에서 바이오 안보법 추진에 따라 중장기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 역시 삼성바비오로직스를 추천하며 "4공장부터 선수주를 통해 빠르게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며 "5공장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 수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유안타증권은 코스메카코리아에 대해 "선케어 제품 카테고리 확장으로 지난 2002년부터 미국 선케어 일반의약품(OTC) 생산을 담당한 코스메카코리아가 타사 대비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지난해 매출비중이 40%였던 OTC 선케어가 올해는 43%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올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영향으로 미용기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EBD) 기업 내 중국 부양책 관련 유일한 수혜주로 주가 리레이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파이낸셜포스트 그래픽]
[파이낸셜포스트 그래픽]

하나증권에서는 이번주 관심주로 ISC, 금호석유, HD현대미포를 꼽았다. ISC에 대해선 "기존 반도체용 테스트 소켓 대비 판가가 높은 유리기판향 테스트 소켓이 개발될 것"이라며 "고객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량 확대로 인한 소켓 수요 증가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에 대해서는 "천연고무 가격 상승과 니트롤 장갑이 가격 매력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니트릴 부타디엔 고무(NBL)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방수요 개선에 따른 타이어용 스타리엔 부타디엔 고무(SBR)ㆍ부타디엔 고무(BR)ㆍ이중합성고무(EPDM)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HD현대미포에 관해 "탄소포집 프로젝트 증가에 따른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수요 증가에 우호적인 발주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카페리(RO-Pax)선 취소로 과거 저마진 컨테이너선 물량 해소 시점이 단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KB증권 관계자도 "HD현대미포의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신규수주가 49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6.2% 증가했다"며 "건조선가 상승, 공정 안정화, 후판가격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LG화학 기술연구소 연구원들이 생명과학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LG화학 기술연구소 연구원들이 생명과학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삼성증권은 이번주 알테오젠과 LG화학을 추천했다. 알테오젠에 대해서는 "피하주사(SC)제형 플랫폼 확장성에 따른 향후 로열티 매출이 증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G화학에 관해 "화학과 2차전지 소재 업황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iM증권 관계자도 LG화학을 꼽으며 "중국 카바이드 기반 폴리염화비닐(PVC) 내 LG화학수 가격은 10.5% 급등했다"며 "납사 등 화학업종 제품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중국 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여전히 혼재돼 있지만 화학 업황 전환의 트리거가 되기에는 충분하다는 기대감에 무게가 실린다"며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고, 수요와 공급, 원가 모든 측면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편안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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