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보험사 M&A에 대한 다양한 리스크 요인 부상
증권가 “ROE 효과•CET1 낮은 부담감으로 긍정적”
![우리금융그룹 본점 전경. [우리금융그룹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2061_215340_3010.jpg)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의 패키지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면서 합병비율 이슈와 금융당국의 인허가 여부가 리스크로 작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반면에 증권업계에서는 생명보험사의 취득 결정에 따른 ROE 제고 효과를 감안해 충분한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고 판단해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2분기 낮은 CET1를 기록하며 생명보험사 인수에 따른 CET1 부담이 우려된 바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 가격과 이후 완전자회사 추진 여부 등에 따라 우리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이 많을수록 손실흡수능력을 의미하는 CET1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2분기 우리금융 CET1는 12.04%로 금융당국의 권고치 12%를 겨우 넘은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달 우리금융이 발표한 '기업 밸류업 계획'에서도 CET1 목표치를 13%로 설정했는데 이번 거래에 동원할 자금의 여유가 많지 않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이번 보험사 인수가격이 추정 순자산가치의 0.67배로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거래되자 증권업계에서는 생명보험사 취득 결정에 따른 우리금융 CET1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우선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와 ABL생명 지분 100%를 각각 1조2850억원, 2654억원에 취득키로 결정했다. 이는 시장 추정 순가산가치(2조3000억원)보다 하회한 수치다. 시중금리 하락과 감독당국의 할인율 인하 영향으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올해 2분기 순자산은 각각 2조2500억원과 7500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분율을 감안하면 총 2조4400억원의 순자산이 유입됐다. 보통주 자본의 10% 범위에서는 자본을 공개하지 않고 위험가중치 250%를 적용해 신용 RWA에 반영한다는 예외규정을 적용하는 경우 약 1조9000억원은 250%의 RWA를 적용받고 나머지 약 5000억원은 보통주 자본 차감요인으로 반영될 것으로 추산된다.
정다원 KB증권 연구원은 "신용 RWA 증가는 CET1에 -24bp로 영향을 주고 약 5000억원의 보통주 자본 차감까지 반영하면 -47bp의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면서도 "염가 매수차익 약 9000억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CET1 차감 영향은 9bp 내외로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의 승인시점에 우리금융 순자산이 증가할 것으로 가정하면 최종영향은 이보다 더 축소될 것"이며 "비은행 자회사 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충분한 시너지를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금융 CET1 전망에 관해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동양·ABL생명 인수에 따른 그룹 CET 1 비율 하락 폭은 10bp 이내로 미미할 것"이라며 "양사 순자산가치가 2조3000억원으로 케이뱅크와 롯데카드 지분투자 8000억원 등을 감안해도 현 CET 1 자본의 10%인 2조8000억원을 소폭 상회하는데 그쳐 CET 1 자본 차감이 크지 않고 RWA도 순자산가치의 250%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우리금융은 이번 생명보험사 인수에 따라 ROE 상승 효과도 누릴 것으로 기대됐다. 최 연구원은 "신회계기준 IFRS 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이익변동성이 다소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작년 기준 동양·ABL 생명의 합산 연결 순익 3500억원"이라며 "그룹의 이익으로 더해진다고 가정시 인수액 1조5500억원의 조달비용 증가 등을 감안해도 약 0.7%p의 ROE 상승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보험사 인수에 따른 우리금융그룹의 이익개선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여 이번 M&A에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예상된다"며 우리금융의 목표주가를 2만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교보증권에서도 우리금융이 비은행 계열사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우선 올해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IB 및 S&T 강화를 통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기업여신을 통한 시너지 효과 및 성장이 기대된다"며 "보험업의 경우 고령화, 은퇴, 1인가구 증가 등 사회인구구조 변화로 보험 니즈가 확대됨에 따라 성장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전 회장. [우리금융그룹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2061_215341_3041.png)
다만 우리금융은 아직 최종 인수까지 금융당국의 승인이 남있다는 것는 최대 걸림돌이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 28일 긴급 임원회의에서 "이제 계약서에 서명한 것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사업계획 수립, 금융당국의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에 따른 제재 가능성이 이번 생명보험사 패키지 인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57조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영향력을 행사해 자회사가 법을 위반하면 금융지주에 대한 기관제재가 가능하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손 전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우리은행이 내준 350억원 규모의 특혜성 부당대출 혐의를 적발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제재로 이번 인수 계획이 무산된다고 하더라도 불이익은 없는 것으로 추정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측이 동양·ABL생명 취득 결정 공시에서 취득 예정일자를 밝히지 않은 점에서 알 수있듯 최종 인수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최대 리스크"라며 "검찰 수사 및 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승인 심사가 미뤄질 수 있고 인수 시기도 내년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설령 이번 동양·ABL생명 M&A가 무산된다고 하더라도 귀책사유에 따른 위약금 조항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상장회사와 비상장회사간 합병에는 구체적인 합병비율 이슈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통합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다원 KB증권 연구원은 "합병비율 이슈를 피하려면 동양생명의 완전 자회사 편입 뒤 합병을 추진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고 CET1 비율 영향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