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21개월만에 최대폭 8.4% 올라…과일 등 신선식품 강세

통계청이 소비자물가 동향을 공개해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14.13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6% 오르며 4개월 연속으로 2%대 상승폭을 유지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전경 [픽사베이 제공]
통계청이 소비자물가 동향을 공개해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14.13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6% 오르며 4개월 연속으로 2%대 상승폭을 유지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전경 [픽사베이 제공]

통계청이 2일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해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14.13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6% 오르며 4개월 연속으로 2%대 상승폭을 유지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2.8%에서 2∼3월 3.1%까지 오른 뒤 4월 2.9%로 떨어졌고 2개월 뒤인 6월 2.4%까지 하락해 작년 7월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우선 국제유가 상승과 유류세 인하분의 일부 환원에 따라 석유류 가격이 21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또 사과·배를 포함한 과일 가격의 강세도 여전하고 휴가철을 맞아 외식을 제외한 서비스 물가가 상승과 함께 생활물가지수가 3%대로 오르는 등 부문별로 세부적인 조정이 이뤄졌다. 통계청은 일단 추가 변수가 업다는 전제 하에서 이달부터 2%대 물가상승 둔화세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작년 7월 대비 5.5% 상승했는데 축산물(2.2%)과 수산물(0.9%)의 물가 상승은 크지 않았으나 농산물이 9%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과(39.6%)와 배(154.6%) 가격은 관련 통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작물 피해 등으로 전월 대비해서 상추(57.2%)와 시금치(62.1%), 배추(27.3%) 등 채소류가 급상승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집중호우를 비롯한 기상 상황에 따른 영향으로 생육 주기가 짧은 채소류 가격이 지난달보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7월말 석유류 가격은 전월보다 8.4% 올라 2022년 10월 10.3%를 기록한 뒤 21개월만에 최고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휘발유는 7.9%, 경유 10.5% 등 유류세 인하폭 축소와 국제유가의 상승세 등에 따른 영향을 풀이된다.

실제로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폭은 6월1일부터 25%에서 20%까지 줄었고 경유와 LPG부탄의 경우 37%에서 30%까지 인하폭이 대거 축소됐다. 외식 물가의 경우 2.9% 올랐고 외식을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3%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관광 및 숙박업 등을 중심으로 외식을 제외한 서비스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련 물가 상승을 계절적 이유로 설명했다.

기여도 측면에서 본다면 석유류는 전체 물가를 0.32%P 올린 것으로 파악되며 농·축·수산물 역시 0.41%P의 물가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집계됐다.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가 기여한 부분은 0.59%P로 조사됐다.

따라서 전반적인 소비자물가는 근원물가 지수 2% 초반대로 안정된 흐름이 주목된다. 많이 오른 농산물과 석유류를 빼면 지난해 7월보다 지수가 2.1%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 OECD 방식에 따라 근원물가 지표에서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하면 2.2% 상승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6월 2.8% 올랐던 생활물가지수는 7월 3% 올랐는데 식품 물가가 3.4%, 식품 이외의 물가는 2.7% 상승했다. 신선식품 지수는 1년 전보다 7.7% 올랐는데 과실만 21.3%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7월 들어 집중호우 등 기상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국제유가 상승에 석유류 가격이 올랐다”면서도 “변동성이 높은 이들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2.2%로 나타나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7월부터 햇과일이 나오고 있는데 배와 사과는 물론 다른 제철 과일들의 작황이 좋아 과일 가격이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정부는 중동지역 불안정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과 함께 여름철 기상이변에 따른 작황 우려를 위험요소로 꼽았다.

한편 한국은행은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이날 물가상황 점검 회의를 열어 “지난해 유가·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8월부터 물가상승률이 둔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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