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발표 후 신고가 경신
증권가 "단기간 주가 상승을 '오버슈팅'이라고 보기 어려워"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그룹 제공]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그룹 제공]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체제에서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기업가치 제고 방안 발표 등 밸류업 공시에 나선 뒤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면서 시장도 화답하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오버슈팅(overshooting)'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지만 단순 오버슈팅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31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이달 26일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구체적 실행 목표와 추진 방안이 담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오는 2027년까지 13% 이상의 안정적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기반한 자기자본이익률(ROE) 10%와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한다는 내용이다.

향후 3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ㆍ소각을 통해 올해말 5억주 미만, 오는 2027년 말 4억5000만주까지 주식수를 감축해 주당 가치를 제고하기로 했다. 이처럼 신한지주가 구체적인 지표와 달성 목표ㆍ기한을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지난 2021년 분기배당 도입 이후 주주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균등 배당 도입하고 지속적인 자사주 소각 등 국내 금융그룹의 주주환원정책을 선도하고 있다"며 "이번에 발표한 구체적 목표를 신속하게 달성해 주주, 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 29일 장 초반에는 전 거래일보다 10.42% 상승한 6만42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7월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가다.

신한지주의 주가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도 전 거래일보다 0.5% 오른 5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6만6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신한지주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51.18% 뛰었다. 그동안 은행주는 변동성이 적고 주가가 잘 오르지 않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아왔지만, 최근 신한금융의 밸류업 정책 기대감에 투심이 쏠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신한지주의 밸류업 공시가 은행주 전반에 호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그룹 본사 전경. [신한금융그룹 제공]
신한금융그룹 본사 전경. [신한금융그룹 제공]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7년 타겟(target) ROE 10%, 주주환원율 50%로 확대 외에도 2027년까지 주식수 5000만주 감축(향후 3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ㆍ소각)이라는 구체적인 수치가 발표됐기 때문"이라며 "연간 1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ㆍ소각을 하겠다는 것으로 은행 밸류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신한지주 외에 타 종목으로도 주주환원율 확대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자율공시라고 하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수치를 구체적으로 공시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상기 계획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신한지주의 경상 이익체력, 올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제시된 기업가치 제고방안 등 밸류업 노력을 감안했을때 밸류에이션 갭이 과도하게 벌어졌다고 판단해 최근 주가 상승에도 여전히 기대 업사이드(Upside)가 높을 전망"이라며 "주주환원에 기반한 추가 모멘텀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한지주의 주가가 단기간에 추가 급등한 모습을 단순 '오버슈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최 연구원은 "주가가 단기에 추가 급등하며 다소 '오버슈팅'하는 듯한 모습도 나타나고 있지만, 호실적 시현 외에도 밸류업 공시 등에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고 있어 이를 '오버슈팅'이라고만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은행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4배에 불과하고, 업종내 PBR이 가장 높은 KB금융도 0.56배에 불과해 여전히 높은 수익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도 "과거 주가 상승 시 우려되었던 오버행 이슈도 올해 상반기에 해소된 것으로 추정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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