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교황도 만나고 귀국한 이재용
올 1분기 반도체 사업 '흑자 전환'…2분기도 '맑음'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ZEISS그룹 CEO(맨 오른쪽), 안드레아스 페허(Andreas Pecher) ZEISS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EO(오른쪽에서 두번째)와 대화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ZEISS그룹 CEO(맨 오른쪽), 안드레아스 페허(Andreas Pecher) ZEISS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EO(오른쪽에서 두번째)와 대화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봄이 왔네요."

약 열흘간의 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귀국하며 취재진에게 밝힌 심경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7시28분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했다. 이어 그는 이번 유럽 출장의 성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침부터 나와서 고생이 많다"라고 간결하게 화답한 뒤 차량에 탑승해 현장을 떠났다.

이날 이 회장이 '봄이 왔다'고 말한 것은 계절적 의미뿐만 아니라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과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 개선 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에서 5개 분기 만에 70조원대를 회복했다. 반도체(DS) 부문에서도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DS부문은 14조원대 적자 늪에 빠졌지만, 업황과 차세대 반도체 매출 비중 확대에 올해 1분기 1조91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올해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능력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ZEISS 경영진과 인사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ZEISS 경영진과 인사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출장 성과도 만족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번 유럽 출장에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일정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ZEISS) 본사 방문이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광학 기업이다. 자이스는 삼성전자와 직접 거래하는 관계는 아니지만, 반도체 분야 '수퍼 을(乙)'로 불리는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해 업계에서 '수퍼을의 수퍼을'로 통한다. 특히 EUV 장비 1대에 들어가는 자이스 부품은 3만개 이상이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ZEISS그룹 CEO(맨 오른쪽)와 대화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ZEISS그룹 CEO(맨 오른쪽)와 대화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와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했으며, 자이스의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과 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사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최근 취임한 ASML의 크리스토퍼 푸케 신임 CEO도 함께했다. 이 회장과 푸케 CEO는 반갑게 포옹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ZEISS그룹 CEO(왼쪽에서 세번째), 안드레아스 페허(Andreas Pecher) ZEISS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EO(왼쪽에서 첫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ZEISS그룹 CEO(왼쪽에서 세번째), 안드레아스 페허(Andreas Pecher) ZEISS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EO(왼쪽에서 첫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후 이 회장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과 유럽 시장 점검, 주재원 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각) 바티칸 시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이 회장은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로마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재직 중인 유흥식 추기경의 주재로 교황을 소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남석우 삼성전자 사장, 다비데 코르테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의 IT제품 세일즈 헤드 등이 동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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