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 적자의 늪에 빠졌던 쌍용건설을 흑자로 돌아서게 했다.
1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재무제표를 결산한 결과, 매출 1조4430억원, 영업이익 318억원, 당기순이익 359억원을 달성했다. 의류 제조·수출기업인 글로벌세아그룹이 2022년 12월 말 쌍용건설을 인수한 뒤로 첫 흑자 전환이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은 지난 3년간의 적자 터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하게 됐다. 무엇보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 쌍용건설 인수 이후 첫 흑자로 돌아서는 성과를 냈다.
쌍용건설은 "국내 사업의 원가율 개선과 함께 해외 대형 건축 현장의 도급비가 증액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장과 본사가 불필요한 지출을 찾아 개선하고 전 직원이 이익 달성을 위해 노력한 끝에 회사의 전체 원가율이 5%가량 절감됐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사가 길어져 약 80개월 만인 지난해 2월 완공된 두바이 '아틀란티스 더 로열'의 공사비 증액 협상이 최종 마무리된 것도 실적에 반영됐다. 설계 변경과 공사 기간이 대폭 늘어나 공사비는 수주 당시 약 9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대로 증가했다.
김인수 대표이사는 "글로벌세아 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전 직원이 합심해 체질 개선과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한 결실"이라며 "앞으로 국내외에서 기존 강점 분야는 물론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수주와 품질 시공을 통해 수익을 내는 회사로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쌍용건설 인수 시점에는 상황이 녹록하지는 않았다. 글로벌 금융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사업으로 시작한 의류전문 중견그룹이 도급 순위 기준 30위 기업 인수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글로벌세아가 쌍용건설 인수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김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의 지분 99.95%를 소유한 두바이투자청과 당시 매각 조건을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 위기로 내몰리기도 했었다. 금리와 환율 상승으로 투자 여건도 갈수록 악화됐다.
하지만 김 회장은 세아상역 등 섬유·패션 사업을 주력으로 한 세아그룹의 사업다변화가 절실했다. 이에 건설, 제지·포장, F&B(식음료)·문화, 예술 분야를 모두 아우르며 업계 정상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쌍용건설과 시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회장은 1951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전남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뒤 소규모 주택 사업과 충남방적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사업 밑천을 마련했다. 이후 1986년 의류 제조 회사인 세아상역을 창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