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이다. [파이낸셜포스트 DB]
사진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이다. [파이낸셜포스트 DB]

KB금융을 비롯한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권이 올 1분기 추정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한 5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홍콩 ELS 자율배상을 결의하고 일부 은행의 경우 첫 자율배상금 지급까지 완료하면서 자율배상과 관련된 손실이 올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공산이 커졌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대출성장과 NIM(순이자마진), 대손비용 등 경상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율배상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은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의 자율배상 규모는 각각 8000억원과 3500억원, 2500억원 등 총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은행 전체 1분기 추정 순익은 약 5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 ELS 손실이 미미하거나 거의 없는 우리금융과 기업은행, BNK금융은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 연구원은 자율배상과 환율 상승 등으로 1분기 실적 감소와 자본비율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4월에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결산배당과 분기배당 등 배당 이슈가 일단락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제 1분기 실적으로 향할 수 밖에 없고 특히 보통주자본비율에 관심이 매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홍콩 ELS 손실과 환율 상승 등으로 1분기에는 자본비율이 추가 개선될 여지가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주는 4월에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은행주는 8.3% 하락해 코스피(KOSPI) 하락률 0.1% 대비 큰폭으로 초과하락하면서 모처럼 주가 조정 폭이 크게 나타났다. 배당락 외에도 신한지주 블록딜 여파와 감독당국의 과징금 언급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정상화되는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존 의견을 유지했다.

최 연구원은 "은행주가 연초 이후 30% 넘게 상승하기도 하는 등 단기적으로는 다소 과열 양상을 보였고, 밸류업 모멘텀을 받았던 저 PBR 종목들의 반등 탄력이 최근에는 대체로 약화되고 있는데다 홍콩 ELS 배상으로 실적도 컨센서스를 하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조정 흐름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다만 최 연구원은 "과거처럼 급등 후 다시 반락하던 양상을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일부 은행의 블록딜 여파 등이 수급 상황을 다소 반감시키고는 있지만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수세가 여전하다"며 "밸류에이션(valuation) 측면에서도 가격 매력은 아직 매우 높은 편이고 은행 PBR이 ROE 수준을 반영해 어느 정도 정상화되는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존 의견을 계속 유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