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570억달러로 시장 예상 뛰어넘어
블랙웰 수요 폭증에 데이터 센터 매출 90% 육박
메모리 시장 전환으로 국내 반도체주 동반 상승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칩 '블랙웰'을 선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648_278179_930.jpg)
세계 시가 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가 압도적 실적으로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을 정면 돌파했다. 젠슨 황 최고 경영자(CEO)는 "AI 선순환 단계에 진입했다"며 성장 가능성을 낙관했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 시각) 자체 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급증한 570억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49억 2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주당 순이익(EPS)도 1.3달러로 시장 전망치 1.25달러를 넘어섰다. 영업 이익은 360억100만 달러, 순이익은 319억 1000만 달러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씩 증가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데이터 센터 부문이 엔비디아 성장을 견인했다.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512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 90%에 육박하는 규모이며, 시장 전망치 486억 2000만달러를 크게 웃돈 것이다. 게임 부문은 4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늘어났지만, 지난 분기와 비교하면 1% 감소했다. 전문가용 시각화 부문과 자동차·로봇공학 부문 매출은 각각 7억 6000만 달러와 5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 배경에는 최신 그래픽 처리 장치(GPU) 아키텍처 '블랙웰'에 대한 폭발적 수요가 있다. 황 CEO는 블룸버그 통신에 "공급망을 매우 철저히 계획했기 때문에 판매할 블랙웰 칩 물량은 다수 확보됐다"며 "컴퓨팅 수요는 학습, 추론 분야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블랙웰 판매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클라우드 GPU는 전량 매진됐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앞서 오픈AI, 앤트로픽 등에 투자하고 이들이 해당 자금으로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는 '순환 거래'가 증가하면서 '거품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매출 61%가 4대 주요 고객사에서 발생해 고객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도 위험 요소로 지적됐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인 마이클 버리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는 "거대 기술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을 포함한 장비의 감가상각 기간을 연장해 인위적으로 수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한 치킨집에서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648_278180_1159.jpg)
황 CE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이런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황 CEO는 "최근 AI 버블에 대한 말이 많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며 "오픈AI가 하는 모든 일은 엔비디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양 사 간 파트너십은 기술적으로 더 깊이 협력해 빠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황 CEO는 "TSMC,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파트너사가 훌륭하게 지원해주고 있으며 수요와 공급 모두 견조하다"며 "앞으로 자사주 매입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시기,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엔비디아 호실적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일 오전 11시 53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5.18% 오른 10만 1500원, SK하이닉스는 4.63% 오른 58만 8000원에 거래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세간의 우려와 기대를 모두 뛰어넘는 실적을 보였다"며 "엔비디아 깜짝 실적 효과로 반도체를 포함한 국내 대형주들의 투자심리가 호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스닥 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19일 정규장에서 전일 종가 대비 2.85% 오른 186.52달러에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5% 이상 추가 상승해 196달러선을 기록했다. 경쟁사 AMD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AI 관련주들도 엔비디아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를 끌어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