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율 낮고 사용기간 길어...캐시백, 할인 등 혜택 풍성
![KB국민카드가 진행하는 '‘자동납부만 했을 뿐인데, 통장에 100만원이!’ 이벤트. [사진=KB국민카드]](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7159_275322_3241.jpg)
카드업계가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전기·도시가스·수도요금 등 생활요금 자동납부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번 신청하면 해지율이 낮고 추가 이용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고정 고객과 안정적인 수익원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서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 등 6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3분기 합산 순이익은 5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6567억원)보다 12.6%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은 1조6893억원으로, 지난해(2조190억원)와 비교해 16% 감소했다.
개별 카드사별로는 삼성카드가 1617억원으로 순이익 1위를 유지했고, 신한카드(1338억원), KB국민카드(993억원), 현대카드(895억원), 하나카드(598억원), 우리카드(300억원)가 뒤를 이었다.
증감률로 보면 우리카드가 전년 동기 대비 –46.4%로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신한카드(–22.9%), KB국민카드(–13.4%), 하나카드(–11.8%), 삼성카드(–4.2%)도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현대카드만 17.3% 증가하며 6개사 중 유일하게 순익이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규제 강화, 가맹점 수수료 동결,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업황 자체의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나빠진 상황”이라며 “올해 안에 의미 있는 실적 반등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카드사들은 전기요금, 도시가스요금, 수도요금 등 공과금 자동이체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생활요금 자동납부는 해지율이 낮고 이용 패턴이 일정해 매출 변동성이 적은 ‘알짜 수익원’으로 꼽힌다. 통신요금이나 아파트 관리비처럼 매달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생활비를 카드로 결제하게 만들면, 별도의 추가 마케팅 없이도 안정적인 이용 실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단 자동납부를 등록해 두고 오랜 기간 같은 카드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내년 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한 다수 지자체가 수도요금 인상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정부의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으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공과금 자동납부와 연계한 캐시백·할인 이벤트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눈길을 끌 만한 혜택으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이달 한 달 동안 ▲아파트 관리비 ▲도시가스요금 ▲4대 사회보험료 ▲전화요금 ▲전기요금 가운데 정기결제를 신규 등록한 고객에게 항목별로 5000원씩 캐시백을 제공한다. 최근 6개월 이내에 동일 항목 정기결제 이력이 있는 경우는 제외되며, 대상 항목 중 2개 이상을 새로 등록하고 실제 납부까지 완료하면 추가로 5000원을 더 돌려준다.
신한카드도 이달 말까지 ▲아파트 관리비 ▲도시가스요금 ▲전화요금 ▲전기요금 중 각 항목별로 5000원 이상 자동납부하면 5000원 캐시백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 참여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00만원 1명 ▲5만원 20명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모바일 쿠폰 500명 등 총 521명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는 이달까지 ‘자동납부만 했을 뿐인데, 통장에 100만원이!’ 이벤트를 연다. KB페이 앱을 통해 행사에 응모한 뒤 ▲아파트 관리비 ▲도시가스요금 ▲4대 사회보험료 ▲초·중·고 학교 납입금 ▲전기요금 가운데 1개 이상을 자동납부로 새로 등록한 고객을 대상으로 ▲100만원 1명 ▲10만원 20명 ▲1만원 1000명 등 총 1021명에게 캐시백을 지급한다.
이밖에 NH농협카드는 아파트 관리비와 전화요금을 자동납부로 신청하면 1만원, 도시가스·전기요금·4대 사회보험료를 자동납부로 등록하면 5000원 상당의 GS25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 BC카드는 전기요금·도시가스·아파트 관리비 등 생활요금을 자동납부로 설정한 고객에게 최대 3만5000원까지 할인해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생활요금 결제에 상시 혜택을 붙인 카드 상품도 잇따르고 있다.
롯데카드의 ‘LOCA 365(로카 365)’ 카드는 전월 이용금액이 50만원 이상일 경우 도시가스·전기요금 등 공과금과 아파트 관리비, 이동통신요금, 대중교통, 보험료, 학습지, 배달앱 업종에서 이용액의 10%를 각 5000원 한도 내에서 할인해 준다. 최대 7개 영역에서 월 3만5000원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하나카드 ‘에너지 더블 카드’는 아파트 관리비와 전기·도시가스요금을 10% 할인해 주는 상품이다. 전월 실적이 40만~80만원이면 5000원, 80만원 이상이면 1만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2·3·8·9월(매입 기준)에는 할인 한도가 두 배로 커진다.
KB국민카드 ‘KB국민 이지 링크(Easy Link) 티타늄 카드’는 전월 실적 50만원 이상일 때 ▲아파트 관리비 ▲도시가스요금 ▲초·중·고 학교 납입금 ▲4대 사회보험료 ▲전기요금 ▲통신요금을 자동납부로 결제하면 납부 건수에 따라 월 최대 1만원까지 캐시백을 제공한다.
현대카드 ‘현대카드 Z family edition 2’는 아파트 관리비와 도시가스요금을 포함한 각종 생활요금 정기결제 금액의 10%를 청구 할인해 준다. NH농협카드의 ‘zgm living 카드’는 전기·도시가스·아파트 관리비 등 공과금 납부액의 최대 15%를 NH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생활요금은 매달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고정비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공과금 인상 부담을 조금이라도 상쇄할 수 있는 수단을 찾게 된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자동납부를 통해 꾸준한 이용 실적을 확보하고, 소비자는 캐시백·할인 혜택을 얻을 수 있어 서로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