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학자가 만든 개념...2008년 리먼 사태 등에 들어맞아 명성
한국투자 보고서 "우리 증시 등 미국 바깥 시장에서는 안 맞는다"
변동성 장세에서 일종의 경고음 활용의미有...최근 외신서 언급 늘어
![상승 증시를 기원하는 황소상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사진DB]](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7091_275245_4930.jpg)
미국 주식시장이 인공지능(AI) 주식 광풍이 지나치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며 조정을 받고 있다. 우리 증시도 '검은 수요일'을 통해 조정 필요성이 수면 위로 부상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증시 대폭락을 암시하는 지표인 '힌덴부르크 오멘(Hindenburg Omen)' 논의를 꺼내들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이 현상이 발생할지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투자전문매체나 투자전문사이트들이 이 문제를 들여다 보기 시작한 것. 우선 '인베스팅닷컴'이 4일(이하 모두 각 현지시간)에 '희귀한 힌덴부르크 오멘 신호가 약해진 시장에 주는 것' 제목으로 현재 시장과 이 현상을 연결지어 조명했고, '잭스'는 6일 오후자로 '2025년 황소장은 지속되지만, 균열이 나타났다'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는 등 여러 연구자 및 시장참여자, 언론 등의 관심이 시작된 상황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미국 증시 위기론 차원에서 힌덴부르크 오멘을 보도하고 있다. 인도 대표언론 '인디아 타임즈'의 자매지인 '이코노믹 타임즈'도 5일 이 이슈를 기사화했다.
힌덴부르크 오멘은 독일과 미국을 오가던 초대형 비행선 힌덴부르크호가 공중 폭발한 사고가 남긴 강렬한 이미지가 거대 경제 재앙과 그 예고 지표에 차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1995년 수학자 짐 미에카가 증시를 연구하던 중, 각종 기술적 지표들을 분석해 증시 대폭락을 예측할 징조들을 추려냈는데, 이후 이 공포의 폭락장 전조 징후에 대한 이름이 이렇게 붙었다.
미에카에 따르면 ▲52주 최고가와 최저가를 찍은 종목 수가 당일 거래 종목의 2.2% 이상 ▲52주 최고가와 최저가 종목 중 적은 쪽의 종목 수가 69개 이상 ▲각 거래소 지수의 10주 이동평균선 상승 ▲시장변동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멕켈란 오실레이터'가 음으로 나타날(-) 경우 ▲52주 최고가 종목 수가 52주 최저가 종목 수의 2배 미만 등, 5대 조건을 만족시키면 시장 붕괴가 임박했다는 징후로 판단한다.
이 지표는 과거 1987년 뉴욕 증시를 강타했던 '블랙 먼데이'와 2008년 '리먼 사태' 및 그 여파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실제로 들어맞으며 인지도를 높였다.
다만, 해당 지표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나온다. 2017년에는 여름부터 국내 매체들이 힌덴부르크 오멘 이슈를 보도했지만, 결국 그해 시장은 연말까지 호조를 기록했다. 그해 8월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송승연 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애초에 미국에서 힌덴부르크 오멘이 개발된 만큼 뉴욕 증시, 특히 S&P 500에서는 잘 들어맞는 편"이라면서도 "미국 외의 지수에선 의미있는 관찰이 힘들었다"고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그 이유로는 지수 구성 종목의 성격이나 역사, 투자 자 비중, 주식 시장에 적용되는 규제 현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이 보고서의 설명. 다만 이 보고서는 "미국 지수가 글로벌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한국 시장에서는 외신의 소개 상황 등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인식, 주시하면서 국내 증시의 과열 가능성을 타산지석하는 정도의 수용이 적절하다고 요약할 수 있다. 한편, 근래 뉴욕 증시는 반등과 하락을 반복 중이어서 변동성 장세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며, 우리 증시도 이 같은 바다 건너 흐름에 적잖이 영향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