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현물 ETF 도입 가속화…李 공약 실행 신호탄
금융위 해체 가능성에 무게…김병환 체제 유지 후 개편 속도 전망
정책실장 산하에 수석급 재정기획보좌관 신설…공약 예산 뒷받침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디지털자산 허브'를 조성하는 핵심축이다. [사진=더불어민주당]](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6/227765_234200_2428.jpg)
"경제 정책 전반에 높은 이해력과 국제적 감각을 가졌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위기 대응을 담당한 경험을 가진 인사로, 대통령 공약 실현과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집행의 적임자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발탁한 데 대한 정부 측 설명이다. 서로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김 실장이 쌓아온 이력이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인선 기준에 맞닿아 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실제 김 실장은 '금융통'으로 불릴 만큼 전문성과 풍부한 실무 경험을 두루 갖춘 정통 관료 출신이다.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세계은행 선임재무분석관(이코노미스트)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은행제도과장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자본시장국장,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부위원장을 거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말 그대로 전형적인 엘리트 경제 관료다. 여기에 노무현 정부(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와 문재인 정부(금융위 부위원장, 기재부 1차관)에서 일한 경험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부터 입각설에 무게가 실렸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부터 금융위원장까지 하마평에 올랐다. 어떤 자리냐의 문제였지 기용 자체엔 의심 없는 분위기였다. 이 대통령이 최종 낙점한 자리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었다.
인선이 확정되면서 이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기 위한 금융권의 움직임은 한층 분주해졌다. 당장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실장이 공직을 퇴임한 뒤 대표이사로 활동한 '해시드오픈리서치'가 국내 최대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Hashed)의 싱크탱크로 알려졌다. 가산시장 성장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김 실장이 최근까지 목소리를 내왔던 스테이블코인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김 실장은 원화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스테이블코인을 지렛대로 우리나라가 미국과 함께 '디지털 G2(주요 2개국)'로 도약해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디지털자산 허브 조성'과 궤를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시장에 빨리 진출해야 소외되지 않고 국부 유출도 막을 수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 참모진으로 발탁된 김용범 정책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문진영 사회수석,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 [사진=대통령실]](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6/227765_234201_252.jpg)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통한 가상자산 산업 육성이 예상되면서, 가상자산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상장지수펀드) 도입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역시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대선 승리와 동시에 집권여당으로 탈바꿈한 더불어민주당은 당 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있던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전당대회 이후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로 격상해 이 대통령의 공약 실현을 위한 입법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도 신설될 예정이다.
결국 이번 인선은 이 대통령의 공약 실현 의지를 보여준 것과 같다는 해석이다. 정책실장은 장관급으로, 서열상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보다 아래에 있지만 대통령과는 더 가까운 자리다. 대통령실 3실장(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정책실장) 체제 한 축으로, 각 부처 정책을 총괄·조정하며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한다. 특히 이재명 정부에선 정책실장 산하에 재정기획보좌관(수석급)을 신설해 완결성을 더했다. 이 자리엔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공교롭게도 이번 인선으로 금융위 해체 가능성은 높아졌다. 금융당국 개편 과정에서 금융위가 존속한다면 내부 사정을 꿰뚫고 있는 김 실장을 금융위원장에 앉히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에서다. 현재 금융위 인선은 불투명한 가운데, 본격적인 개편에 앞서 새 정부 안착까지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김병환 금융위원장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상황이다.
김 실장이 이끌어갈 정책실 산하에는 수석실 3개가 마련된다. 기존 경제수석에서 '성장' 기조를 더한 경제성장수석에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교육, 노동, 복지 등을 관할하는 사회수석에는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미래 전략 대응을 위해 신설된 AI미래기획수석은 후보군을 검증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