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 1450원대…'외환수급 개선방안' 발표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이 붕괴된 20일 오후 KB국민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ㆍ코스닥 종가가 표시돼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1.78포인트(1.30%) 내린 2404.15, 코스닥 지수는 16.05포인트(2.35%) 내린 668.31로 장을 마쳤다. [KB국민은행 제공]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 속에서 240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보다 1.3% 내린 2404.15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1.89%까지 떨어지며 하단을 2389포인트(p)까지 낮추는 등 열흘 만에 2400선을 이탈하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4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탄핵소추안 부결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9일 이후 9거래일만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183억원, 8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 10월 31일(8583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상위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3.71%) △삼성전자(-0.19%) △LG에너지솔루션(-3.90%) △삼성바이오로직스(-1.98%) △현대차[005380](-0.71%) △KB금융(-1.27%) △신한지주(-1.23%) 등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668.31로 장을 마감하며 전 거래일보다 2.35%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37억원과 341억원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물가 불확실성이 재점화되며, 오늘 밤 발표될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대한 경계심이 증가했다"며 "전일 급등했던 채권금리와 달러지수가 소폭 상승을 이어가면서 금융시장이 쉽사리 안정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20일 오후 KB국민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ㆍ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1450원대에 머물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내린 1451.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 불안이 이어지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김범석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긴급 거시경제ㆍ금융현안 컨퍼런스콜을 개최해 외환수급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올해 중에 기재부 장관 명의 통첩을 통해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상향 조정한다. 현재 국내은행엔 50%, 외국은행 지점엔 250% 한도가 적용 중인데, 이를 각각 75%와 375%로 올린다.

아울러 외국환은행 거주자가 원화용도 외화대출을 받을 수 있는 요건도 완화한다. 현재는 원화용도의 외화대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중소ㆍ중견기업 국내 시설자금에 한해서만 허용하고 있다.

원화용도 외화대출이 늘면 시장에 외환 공급이 늘어나 원ㆍ달러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원화용도 외화대출 제한을 완화하기 위해 내달 외국환 거래업무 취급세칙을 개정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가 외환 유입을 엄격히 제한해 온 정책 기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 증시 호조 등으로 연금ㆍ개인투자자 해외 투자가 늘며 외화 유출은 확대된 데 비해 외화 유입은 정부가 대외건전성 관리를 위해 엄격히 제한함에 따라 수급불균형 구조가 이어져 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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